수익성 직격탄 맞은 롯데제과, 옛 명성 되찾을까

올 1분기도 매출 1위 오리온에 내준 롯데제과,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 기대 추가적인 신규 브랜드 론칭 계획 없어···아이스크림·제과 경쟁서 우위 점할지 주목

2022-05-24     한다원 기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올해 제과 업계 매출 1위 자리를 두고 롯데제과와 오리온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양사 모두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해외 시장에서 승부가 갈리며 오리온이 롯데제과의 매출을 앞섰다. 롯데제과는 오는 7월 롯데푸드와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롯데제과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모인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오리온은 지난 2010년부터 매출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 오리온은 2015년 첫 롯데제과를 매출로 넘어선 후 4년간 1위를 유지했고, 다시 2019년 롯데제과가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오리온, 롯데제과 최근 실적 추이. / 자료=각 사, 표=김은실 디자이너

올 1분기는 오리온이 매출 기준 롯데제과를 넘어 1위를 달성했다. 국내에서는 원재료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지만 중국·베트남·러시아 법인의 영업익이 각각 6.4%, 18.6%, 6.9% 오르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롯데제과는 1분기 영업익 1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나 감소했고, 카자흐스탄·인도 등 주요 해외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으나 영업익은 원재료 인상, 마케팅 비용 확대 등 이유로 전년 동기 대비 42.1% 감소한 51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2분기부터 본격 성수기 시즌이 시작되고, 주요 제품 가격 인상 등을 통해 실적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롯데제과는 오는 7월1일 롯데푸드와 합병을 완료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경영효율화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양사는 합병효과를 고려한 올해 실적 목표치로 4~5%대 영업이익 신장을 내세웠다. 조직, 구매, IT 인프라 통합을 통해 중복되는 비용은 줄이고 경영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롯데푸드가 롯데제과에 흡수되면 기업 외형은 더 커지게 된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하면 총 매출 규모 3조7000억원을 돌파하는 식품기업으로, CJ제일제당을 이어 식품기업 2위 규모인 동원F&B(3조4906억원)와 대상(3조47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은 사조그룹의 식품사 사조대림이 계열사 사조해표와 사조에프에스를 흡수합병한 사례와 유사하다고 분석한다. 당시 사조대림은 사조해표 흡수합병한 이후 매출액, 영업이익이 합병 첫해부터 꾸준히 늘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사조대림은 올해 초 식자재 계열사인 사조에프에스까지 품으며 경영효율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은 운영효율성이 높아지고 재무안정성 지표가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101%인 롯데제과의 부채비율도 롯데푸드(부채비율 61.8%)와의 합병으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기준 각각 5.1%, 2.4%라는 점은 개선해야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롯데제과는 2분기 빙과 성수기 시즌인 만큼 실적 개선에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아이스크림 시장 전체가 침체 상황인 만큼 관련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스크림 시장은 주소비층인 저연령층 감소에 아이스크림 할인점의 저가 물량 공세까지 겹치면서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2조원대 이후 2020년 1조5000억원대, 지난해 1조3000억원대로 점차 줄고 있다.

또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빙과부문 기준 롯데제과·롯데푸드 시장점유율은 단순 계산 기준 41.5%,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은 39.5%로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롯데제과는 현재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가 포화된 상태라 추가적인 신규 브랜드 론칭 계획이 없어, 롯데제과가 신규 브랜드나 입소문 날만한 제품 없이 제과, 빙과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1일 합병 직후 빙과, 이커머스, 글로벌 사업 부문 통합이 예정돼 있어 하반기부터 빙과 라인 전환을 통한 원가율 하락, 이커머스, 글로벌 사업 통합을 통한 외형 확장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중복 사업 부문이 빙과가 유일하고 중복 원재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 내 폭발적인 합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