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경제 키워드는 ‘자유’···“빠른 성장으로 양극화 해소”

취임식서 경제 정책 방향 제시···“빠른 성장, 과학·기술·혁신으로 가능”  "자유, 승자독식 아냐"···기업 규제 해소 및 신자유주의적 정책 가능성

2022-05-10     최성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제20대 대통령에 정식 취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문재인 퇴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3부 요인, 각계 인사 등 4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통령 취임식을 갖고 집권 5년간 펼쳐나갈 국정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드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선언했다.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자유의 확대에서 나온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라며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람의 자유가 유린되거나 자유 시민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모든 자유 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한다”며 “모두가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공정한 규칙을 지켜야 하고, 연대와 박애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양극화와 사회갈등 해소를 최우선 국정 현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 문제를 도약과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며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이 존엄한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과학과 기술, 혁신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은 우리나라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며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으로써 과학 기술의 진보와 혁신을 이뤄낸 많은 나라들과 협력하고 연대해야만 한다”고 했다.

◇규제 혁파 등 국가 개입 지양한 자유시장 경제 정책 예상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30여차례 언급하며 주요 국정 키워드로 제시했다. 경제 정책에서도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기반으로 성장을 모색할 것이란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은 미국의 대표적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부친에게 받은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읽으며 자신의 세계관을 형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자유주의는 국가권력의 시장 개입을 비판하고 시장 기능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중시한다. 프리드먼은 자유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 원칙이라고 강조하며 규제 중심의 정책의 허구성을 강하게 비판한다. 

신자유주의적 정책은 과거 1980년대 미국과 영국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침체 대책으로 도입했다. 당시 시도는 경기 침체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됐으나 빈부격차 확대를 부채질했단 분석이다. 이에 정부가 무조건 팔짱을 끼고 있는 건 해법이 될 수 없단 지적이 나온다. 

새정부 110대 국정과제 경제 체질 선진화 방안으로 내놓은 ‘규제시스템 혁신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 ‘성장지향형 산업전략 추진’ 등은 프리드먼의 철학과 맥이 닿아 있다.

재계 현안에 있어 새정부가 기업 활동을 장려하고 경영을 제약하는 규제를 풀 것이란 예상이 가능한 지점이다. 실제 이날 취임식에는 새 정부에 대한 경제계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5대 그룹 총수와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자리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함께했다. 이들은 취임식 후 외빈 만찬에도 초청받았다.

국민적 관심사인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도 윤 대통령의 정책 철학을 고려했을 때 규제 완화를 강하게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양극화 해소 방안으로 빠른 성장을 제시했다. 성장 동력으로는 과학과 기술, 혁신을 들었다. 자유로운 경제 활동으로 빠른 성장을 이뤄내 모든 국민이 결실을 공유하는 나라를 만들어 내겠단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