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액 키트, 상용화 눈앞···2분기 ‘국내 2호’ 나올까
식약처, 지난 29일 피씨엘 타액 키트 허가 바디텍메드, 이달 중순 타액 키트 허가 신청 피에이치씨·SD바이오도 국내 허가 준비 돌입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타액 검체를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자가검사키트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됐다. 이번 허가를 기점으로 타액 자가검사키트 상용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2호 타액 키트 탄생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개인이 직접 타액(침)을 검체로 사용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항원검사 방식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1개 제품을 지난달 29일 허가했다.
이번에 허가된 피씨엘의 ‘PCL SELF TEST - COVID19 Ag’는 기존 코안(비강)의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의 자가검사키트(9개)와 달리 입안의 타액(침)을 검체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자가검사키트 허가 기준인 민감도 90% 이상, 특이도 99% 이상을 충족했다. 해당 제품은 현재 오스트리아, 독일, 태국 등에 수출되고 있다. 피씨엘은 이번 식약처 허가 획득으로 국내 출고 준비에 본격 돌입할 전망이다.
타액 자가검사키트 국내 판매에 탄력이 붙으면서 어린이·고령층을 중심으로 사용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진단업계에서는 국내 2호 허가 기대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업계에서 피씨엘 다음으로 타액 키트 개발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진 업체는 바디텍메드와 피에이치씨다. 이들은 지난 3월 각사가 개발 중인 타액 방식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해 임상연구심사위원회(IRB) 승인 후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바디텍메드는 지난해 5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타액을 이용한 항원진단키트 ‘Boditech Quick Covid-19 Ag’의 수출허가를 획득했다. 바디텍메드에 따르면 당시 임상을 통해 확인한 제품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80%, 100%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이탈리아, 체코, 중남미, 중동, 아시아 지역에 해당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바디텍메드는 타액 키트의 국내 판매 허가를 위한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임상이 끝나는 대로 국내 사용승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 중순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바디텍메드 관계자는 “피씨엘 사례를 보면 품목허가 신청 후 식약처의 리뷰 기간이 오래 걸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달 중순 식약처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르면 2분기 내에 국내 공급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에이치씨는 타액 방식의 신속항원진단키트 ‘Gmate® COVID19 Ag Saliva’를 개발했다. 임상을 통해 확인한 제품의 민감도 95.83%, 특이도 99.60%, 정확도 98.87%이다. 국내 유통되고 있는 자가검사키트와 마찬가지로 15분 후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피에이치씨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호주 식품의약품관리청(TGA)으로부터 타액 신속 항원진단키트를 승인받았다. 또 최근엔 카타르 보건당국으로부터 타액 항원진단키트 가정용 홈키트의 긴급사용승인 허가를 획득했다.
지난 3월에는 관계사인 필로시스와 함께 국내 임상 실시기관인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으로부터 Gmate COVID-19 Ag Saliva에 대한 임상연구심사위원회(IRB) 승인을 획득했다. 피에이치씨는 임상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내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피에이치씨 관계자는 “현재 국내 허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IRB 승인 이후 임상 준비가 진행 중”이라며 “임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식약처 허가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도 타액 코로나19 항원검사키트 ‘COVID-19 Ag Saliva Home Test’의 개발을 마친 뒤 유럽 판매를 위한 CE인증을 획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유럽으로는 타액 검사키트 수출이 진행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판매 등록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타액 키트는 비강 채취형 검사 키트가 지닌 단점을 보완해줄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검사로 시행되고 있는 신속항원검사와 유전자증폭(PCR)은 정확도와 판정 시간, 사용 편의성 등에서 그동안 단점이 부각돼 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타액 진단키트는 콧속 깊숙이 찔러 검체를 채취해야하는 기존 검사에 비해 사용이 편리하다는 점에서 저연령층의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기존 자가진단키트를 완전히 대체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개인별로 선호하는 검체 채취 방식이 다를뿐더러 아직 타액 진단키트가 국내에서 상용화된 사례가 없어, 정확도를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