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리츠 무더기 신고가···안전자산·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부각
19개 상장 리츠 가운데 9개 종목이 종가기준 역대 최고가 경신 인플레이션·금리 인상에 따른 대안 부각···공급·수요 모두 증가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국내 상장 리츠들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역대 최고가 경신이 쏟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따른 긴축 우려에 상장 리츠가 대안으로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상장 리츠 관련 ETF와 펀드 수급도 다양해지면서 리츠 시장이 한층 탄탄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상장 리츠 무더기 신고가···인플레이션 대안 부각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 가운데 19개 리츠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9개 리츠가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로 장을 마쳤다.
이날 신한서부티엔디리츠가 5420원으로 장을 끝낸 것으로 비롯해 미래에셋글로벌리츠(6220원), NH올원리츠(5390원), SK리츠(6620원), 코람코에너지리츠(6800원), 제이알글로벌리츠(5700원), 미래에셋맵스리츠(5050원),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6050원), NH프라임리츠(5020원)가 종가기준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종가기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9개 리츠 가운데 6개 종목은 종가가 역대 최고가로 마감했을 정도로 이날 장 후반으로 갈수록 매수세가 강했다. 이지스레지던스 리츠는 종가기준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지는 못했지만 이날 장중 역대 최고가인 5750원에 거래됐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 당시 주가와 비교해보면 대부분의 상장 리츠 주가는 상승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코스피 지수는 2988.77에서 2693.10으로 9.89%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락장 속에서 상장 리츠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배경으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따른 긴축 우려에 대안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통상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화폐가치는 하락한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증시가 위축되면서 주식투자자들은 이중고를 겪는다. 하지만 리츠는 은행예적금보다 높은 연 4% 이상의 배당과 안정적인 주가가 장점이기에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고 금리인상에 따른 주가하락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리츠 섹터는 고배당 섹터로 시장대비 높은 배당수익률이 가능하고 시장과의 낮은 상관관계, 인플레이션 헤지 성격의 자산배분 수단으로 관심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 수급 탄탄해지자 상장 리츠도 ‘쑥쑥’
상장 리츠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수급적 요인도 적지 않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상장 리츠 주식을 매입하는 ETF에 돈이 몰리고 이 ETF들이 리츠 종목을 매수하는 힘도 한층 강해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기초지수 정기변경을 통해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 ETF'와 'TIGER KIS부동산인프라채권TR ETF'의 구성종목에서 일반기업 고배당주를 제외하고 리츠와 부동산만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했다. 종목명 역시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와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채권TR KIS ETF'로 변경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국내 상장리츠에 투자하는 ‘키움히어로리츠이지스액티브 ETF’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 ETF는 국내 리츠에만 투자하는 상품으로 5월 상장이 목표다.
금융위원회 역시 상장 리츠 활성화를 위해 올해 상반기부터 연금저축펀드의 상장 리츠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앞서 2019년 12월부터 퇴직연금계좌를 통해서도 상장 리츠에 투자할 수 있게 됐는데 최근 퇴직연금 계좌 가입자들이 급증하면서 상장 리츠가 매력적인 종목으로 조명받고 있다.
국내 상장 리츠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주 금융감독원에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들어갔고 다올물류리츠, 인마크리츠, KB스타갤럭시타워리츠 등의 상장도 올해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기존 상장 리츠들도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신한알파리츠는 15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역시 미국 물류센터리츠 추가 편입을 위해 45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코람코에너지리츠와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역시 추가자산 편입을 위해 각각 1200억원, 6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