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솔드아웃, ‘느린 검수 과정’ 소비자 불만 커져
최소 2주 걸리는 검수 과정에 소비자들 솔드아웃 향한 불만 늘어 검수 과정 비공개·고객센터 연결 지연도 한계···무신사, 문제 해결 여부에 관심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한정판 신발, 리셀 수요가 갈수록 커지면서 전문 리셀 중개 플랫폼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무신사 자회사 솔드아웃은 네이버 크림과 중개 플랫폼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가운데 최근 리셀에서 가장 중요한 검수 과정이 느리다는 이유로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느린 검수과정과 고객센터가 솔드아웃 한계로 떠오른 가운데 무신사가 이를 해결할지 관심이 모인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성장 가속화를 위해 강정구·한문일 공동대표 체제에서 한문일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바탕으로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한 대표는 2018년 무신사에 합류해 무신사 테라스·무신사 스튜디오·솔드아웃 등 신규 사업을 추진했다. 또 무신사 성장 전략 수립, 외부 투자 유치와 기업 인수 등을 통해 무신사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한 대표는 영업 조직을 비롯해 사업 전반을 총괄하며 신규 카테고리 확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주도하고 있다. 이달 말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최종 의결을 거쳐 선임된다.
스니커즈 커뮤니티로 출발했던 무신사는 지난해 솔드아웃 사업을 자회사인 에스엘디티(SLDT)로 분사했다. 솔드아웃은 지난 2020년 6월 선보인 한정판 스니커즈 중개 서비스 앱으로, 설립 이후 지난해 4월까지 월평균 120%가 넘는 거래액 성장률을 기록했다. 입찰 시스템을 통해 거래가격을 결정할 수 있고, 거래가 체결되면 판매자는 솔드아웃 검수센터로 상품을 발송, 검수팀의 인증을 받은 상품만 구매자에게 배송된다.
다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솔드아웃을 둘러싼 ‘느린 검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무신사 솔드아웃이 △검수 절차를 공개하지 않고 △검수 과정이 느리고 △고객센터 연결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솔드아웃을 통해 나이키 재킷을 구매했다는 소비자 A씨는 지난 2월2일 제품을 구매했고 주문이 체결됐다는 알림을 받았다. 이후 A씨는 같은 달 8일 판매자가 제품을 발송, 10일 제품이 솔드아웃 검수센터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제품을 구매하고 상품이 검수센터에 도착하기까지 8일이 소요된 것이다.
문제는 검수 기간이다. A씨는 “2월10일 솔드아웃 검수센터에 판매자의 상품이 도착한지 1달여 만인 3월10일 제품 검수가 끝났다는 알림을 받았고, 제품은 3월11일에 발송됐다”면서 “무신사라는 인지도가 있는 플랫폼임에도 검수가 이렇게 느릴 수 있냐”고 했다.
검수 기간을 지적한 소비자는 A씨뿐만이 아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소비자들은 “솔드아웃 검수 총 28일이 걸렸다”, “최소 2~3주는 기다려야 한다”, “해외직구가 더 빠르다”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솔드아웃을 통해 운동화를 구매한 김아무개씨는 “검수센터에 도착했다고 안내 받은지 3일이 지났는데도 검수가 시작됐는지 아직 대기중인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면서 “네이버 크림은 반나절이면 검수 완료되는데 솔드아웃은 느려도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솔드아웃 측은 “검수팀에 의해 정품 요건 충족 여부, 철저한 컨디션 확인 이후 검수 합격 시에만 출고시키고 있다”면서 자세한 검수 과정은 비공개라고 밝혔다. 솔드아웃은 검수 과정에서 크게 박스, 구성품, 본품 등 3가지를 검사한다. 박스 부문은 라벨 품번·사이즈가 일치하는지, 박스 손상 여부 등을 확인한다. 구성품 부문은 신발끈·깔창·스티커·여분끈 등이 있는지, 발매 국가 택 손상 여부 등을 살펴보며, 본품 부문은 중고품인지, 상품명·사이즈 일치 여부, 시착 흔적, 재봉·스크래치·찍힘·접착제 번짐·오염 등을 살피고 있다.
솔드아웃 고객센터를 향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많다. 솔드아웃은 현재 주 5일(월~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 채팅 문의로만 진행하고 있다. 1:1 채팅 문의 점심시간은 오후 1시~2시로, 하루에 6시간만 운영하고 있다. 또 1:1 채팅 문의는 대부분 챗봇이 대응하고 있어 사실상 고객센터 팀이 전무한 셈이다.
솔드아웃 소비자는 “1:1 채팅 문의는 매크로 답변만 돌아오거나 이마저도 답변을 받을 수 없는 상태”라면서 “단순 채팅으로 상담이 진행돼 원활한 상담이 어렵고, 답변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뿐더러 답변이 오면 추가 질문할 수도 없이 자동으로 상담이 종료돼 문의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밝혔다.
2주째 구매한 상품을 받지 못했다는 대학생 유아무개씨는 “배송비도 지원해주고 포인트도 쌓여서 솔드아웃을 이용해봤는데 제품을 받기까지 오래 걸려 이번 제품을 받자마자 탈퇴할 예정”이라며 “이용자가 많다는 생각에 이해해보려 했지만 기다리는 것도 한계”라고 말했다.
솔드아웃 관계자는 “현재 솔드아웃은 다양한 기준과 오랜 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밀하고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전략상의 이슈로 공개 불가하다”면서 “제품 상태 검수는 제조 공정상 발생한 하자와 유통 과정, 소비자에 의해 발생한 하자로 구분한다. 이러한 기준은 거래 가능한 상품 정책에 해당하는 사항으로, 사전에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센터는 1:1 채팅 문의와 이메일을 통해 운영하고 있으나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서비스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