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떠났던 ‘이대남·이대녀’, 윤석열 공약으로 돌아오나

2017년 8·2 대책으로 가점제 비율 대폭 높아지며 청년층 청약시장서 소외 윤 당선자, 추첨제 비율 상향 조정·생애최초 내집마련에는 LTV 80% 적용 등으로 청년층 ‘영끌 지원’

2022-03-16     노경은 기자
현 청약제도 하에서 일반분양으로 당첨자를 선발하는 비율과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 비교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청약시장을 떠났던 2030 ‘청포족’(청약포기족)이 다시 분양시장에 관심을 기울일 때가 왔다. 그동안 일반분양을 통한 당첨 가능성은 희박해 시장참여자도 적었지만 윤석열 당선자의 부동산 청약 부문 공약으로 문턱이 대폭 낮아진 영향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30 청년이 내집 마련을 위해 관심을 기울일 부분은 소형평수 추첨제 신설 공약이다. 2017년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2 대책을 통해 수도권 공공택지와 투기과열지구 일반공급 가점제 비율을 75%에서 100%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그 시기 주택시장이 과열되면서 서울과 수도권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00대 1을 넘어서다. 가점을 청약통장 보유기간, 무주택자 기간, 부양가족 수 등으로 매기는 탓에 상대적으로 가점이 중장년층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는 청년층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뚫고 당첨되는 데 실패하며 소외됐다.

결국 2030은 주택시장의 트렌드가 신축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구축으로 눈을 돌렸다. 자금여력이 충분치 못한 2030이 시세가 반영된 구축 아파트를 ‘영끌’해 사고, 분양가상한제로 시세 대비 낮은 값으로 분양가가 형성된 분양물량은 중장년층이 차지하며 시세차익까지 누리게 된 것이다. 윤 당선자의 소형평수 추첨제 신설 공약은 이러한 불합리를 개선해 청년층에게 청약 기회를 넓혀주자는 취지에서 나오게 됐다.

구체적 내용을 보면 신혼부부 등에 적합한 전용 60㎡ 이하 소형타입은 젊은 2030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추첨제 물량을 60%까지 배정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전용 85㎡ 이하 중형타입에도 추첨제를 30% 도입할 계획이다. 현행으로는 모두 가점순으로 줄세워 점수가 높은 이들에게만 배정됐다. 대신 오랜기간 청약조건을 쌓으며 내집마련을 준비해 온 중장년층의 반발을 우려해 85㎡ 이상 중대형타입은 추첨제 50%, 가점제 50%에서 가점제 80%, 추첨제 20%로 조정해 가점이 높은 중장년층에 유리하게 조정할 계획이다.

대출요건도 대폭 완화하는 방식으로 청년층의 영끌을 지원한다. 그동안 알짜입지에서 청약 부적격 물량이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으로 풀리면 부모찬스가 가능한 젊은층의 몫이 되기도 했다. 윤 당선자는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매할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80%까지 높이고, 3억원 한도(신혼부부 4억원)에서 3년간 저리 금융을 지원해 몫돈이 부족한 청년층의 내집마련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윤 당선자는 앞서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부모의 도움 없이 저축만으로 내 집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자산형성 기간이 짧은 청년과 신혼부부에게는 금융지원이 필수”라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청약제도 손질 예고 영향인지 이날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첫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 시행은 예년 대비 관심이 뚝 떨어진 모습이다. 남양주 왕숙, 인천계양, 인천가정 등에서 진행되는 5차 공공 사전청약은 신혼희망타운 전용면적 55㎡ 타입으로만 진행된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55㎡(공급면적 78∼80㎡) 기준 3억3900만∼4억1970만원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중대형 추첨제 물량을 노렸던 가점이 낮은 무주택자들도 이제 중소형 주택 청약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윤 당선자의 청약 대변환 예고로 선호도 높은 서울 내 신축아파트를 자가로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주거안정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