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자원 ‘블랙파우더’ 확보한 SK···폐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 구축한다

SK에코플랜트, 폐IT기기·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인수 SK이노베이션, 희소금속 추출기술까지···“폐배터리 재활용 시너지 효과 낼 전망”

2022-02-27     서지민 기자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서지민 기자] SK에코플랜트가 폐IT전자기기 재활용 전문기업 ‘테스’(TES)를 인수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폐배터리 희소금속 추출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SK에코플랜트는 글로벌 IT전자기기·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인 테스를 인수했다. 테스는 수명이 다한 스마트폰, 노트북, 서버·저장장치 등 폐IT기기, 폐배터리, 폐가전, 폐태양광 부품 등 각종 전기·전자제품을 분쇄해 거기서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전 세계 21개국에서 43개의 처리시설을 운영해 글로벌 기업 중 가장 많은 거점을 가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소각·매립 등 기존의 폐기물 사업 영역을 넘어 폐기물 제로화를 실현하는 리사이클링 영역까지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SK에코플랜트가 ‘블랙파우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랙파우더란 각종 전자기기를 분쇄해서 나오는 가루로, 여기서 리튬·니켈·코발트 등의 비싼 금속들을 추출할 수 있다. 리튬·니켈·코발트는 배터리에 쓰이는 필수 원재료다. 

앞으로 전기차 및 IT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희소금속에 대한 수요는 더욱 급증할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희소금속이 대량으로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전기차 수요 증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의 가격도 전년 대비 각각 19%, 394%, 117%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급등하면서 폐배터리에서 자원을 회수해낼 수 있는 블랙파우더가 ‘도시광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는 현재 배터리셀 원료의 약 92%를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블랙파우더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의 경우에도 성일하이텍 등 국내 주요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들도 블랙파우더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에 배터리 전문기업들도 재활용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피엠그로우 등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었다.

SK에코플랜트가 블랙파우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SK이노베이션과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3~4년 전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시작하며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회수해내는 독자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대전에 폐배터리 재활용 파일럿 플랜트를 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공장 건설을 곧 완료하고 조만간 가동할 예정이다. 자사 해외 배터리 공장이 있는 미국·유럽·중국 등 중 한 곳에 추가로 공장을 세우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희소금속을 고순도로 추출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폐배터리를 수거하고 분쇄까지 할 수 있는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자원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