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대내외 불확실성···자사주 추가 매입에도 주가 ‘시큰둥’
셀트리온·셀트릐온헬스케어, 자사주 추가 매입 분식회계 논란, 지정학적 리스크 불확실성 혼재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달에 이어 추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그러나 양사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는 소폭 반등에 그칠 뿐, 큰 반전은 이뤄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분식회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 혼재가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 셀트리온이 매입할 자사주는 총 50만7937주로, 취득 예정 금액은 약 800억원 규모다. 오는 5월 21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취득할 계획이다. 이번 추가 매입으로 셀트리온의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총 105만5883주로 확대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5월까지 보통주 130만3854주(약 900억원)를 장내 매수할 방침이다. 앞서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와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도 각각 3000주와 1만주를 매수했다.
이처럼 셀트리온이 추가 자사주 매입에 나선 이유는 바이오주 약세와 분식회계 의혹 등에 휘말리면서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20% 넘게 하락, 최고가(32만8305원) 대비 반 토막 수준에 머물러 있는 주가에 상승 동력을 불어넣기 위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월에도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고 취득을 완료했다.
다만 이 같은 주가 부양책에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는 각각 16만원, 6만원선에 머무르면서 큰 상승 반전 없이 흘러가는 모습이다.
지난달 10일 셀트리온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놓은 이후 지난 14일 첫 장내 매수를 했을 때 취득가액은 주당 18만원대였으나, 지난 17일까지 분할매수가 이뤄지는 동안 셀트리온 주가는 15만9500원대까지 떨어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셀트리온과 비슷한 주가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차 매수를 통한 주가 부양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렉키로나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와 함께 화이자와 MSD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등장으로 렉키로나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최근 논란이 된 분식회계 의혹도 악재로 남아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에 따른 방어적 시장 대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도 컸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0년 말 지나치게 높았던 기고 효과와 코로나 관련 기대감 소멸, 나스닥 바이오테크(Bio-Tech) 지수 부진 등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 성과 부진이 배경이었다”며 “연초 제약·바이오 종목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가 연이어 전해지며 위축된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 그룹의 자사주 매입은 현재 시장 가격을 저평가라 판단, 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며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바이오 업종 주가 침체 분위기가 길어지면서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엔 큰 반전이 일어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분식회계 논란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연준의 긴축 우려 등 대외내 리스크까지 맞물렸다”며 “주가 회복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