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인기는 어디가고’···바이오 업종 연이은 IPO 흥행 부진

올해 IPO 나선 바이오 종목, 타업종 대비 수요예측 저조 각종 악재에 투심 얼어붙어···성장주에 비우호적 환경도 원인 분위기 바꿀 바이오 IPO 나올 지 주목

2022-02-21     송준영 기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흥행에 성공하는 다른 업종의 IPO 대비 상대적으로 바이오 종목은 연이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에서 바이오 업종을 둘러싼 악재들이 계속해서 나온 데다 성장주에는 불리한 대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 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진단검사 플랫폼 기업인 노을은 지난 15~16일 실시한 기관 수요예측 결과 3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163건의 참여건수 중 50%가 넘는 83건이 희망 공모가 밴드(1만3000~1만7000원) 하단 미만으로 가격을 써냈고 노을은 시장 상황에 맞춰 공모가격을 희망 밴드 보다 낮은 1만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다른 종목의 수요예측과 비교하면 부진한 결과다. 지난 16~17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반도체 장비업체 비씨엔씨는 1820대 1의 기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코스닥 IPO 기업 중 가장 높은 경쟁률 기록이다. 비씨엔씨는 이에 힘입어 공모가도 희망밴드(9000~1만1500원) 최상단보다 13% 높은 1만30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 10~11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메탈 마스크 제조사 풍원정밀도 1556대 1의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다.

증시 부진에 IPO 시장이 얼어붙었다고는 하지만 유독 바이오 업종은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면역항체 바이오 기업인 애드바이오텍은 올해 초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1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증시 급락세가 나오기 전에 진행된 수요예측이었지만 흥행에 부진하면서 공모가도 희망 밴드 하단으로 결정됐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표=정승아 디자이너.

지난달 24~25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식물세포 플랫폼 기술기업 바이오에프디엔씨 역시 74대 1의 낮은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친환경 접착소재 기업인 아셈스가 비슷한 시기 16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그나마 바이오에프디엔씨는 공모가 밴드(2만3000~2만9000원) 상단에도 수요가 발생하면서 공모가를 밴드 상단에 가까운 2만8000원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바이오 기업의 이 같은 모습은 증시에서 나온 연이은 악재에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바이오 대표주로 꼽히는 셀트리온그룹주는 지난 1월 중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금융당국의 감리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이슈에 급락한 바 있다. 여기에 결과적으로 당장의 상장폐지는 모면했지만 한국거래소의 신라젠 상장폐지 심의 이슈도 바이오 업종에는 부정적인 뉴스였다.

금리 인상 기조로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다는 점도 바이오 IPO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상승 추세를 보이면 안전자산인 채권과 위험자산인 주식의 기대 수익률 차이가 줄어들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 이 경우 먼 미래에 가치가 발생하는 성장주들이 특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당장 실적이 나오지 않는 일부 바이오주에 투심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이와 관련이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바이오 업종을 둘러싼 부정적 이슈가 가라앉고 있고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바이오 IPO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날 기준 기관 수요예측 일정이 계획된 IPO로는 표적치료제 신약개발 기업인 보로노이가 있다. 보로노이는 내달 13~14일 양일 간 기관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