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에 ‘초분산투자’ EMP펀드 꾸준한 인기

올해도 역성장 없이 설정액 꾸준히 증가 여러 ETF 분산투자해 안정성 극대화 상품별, 기간별 수익률은 ‘천차만별’

2022-02-17     이승용 기자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새해 들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여러 ETF를 활용해 분산투자의 장점을 극대화한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EMP펀드는 저렴한 수수료와 안정적 수익률이 장점으로 연금 등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다. 국내외 증시가 불안해지자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EMP펀드로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EMP펀드라도 자산운용사, 상품별로 전략이 달라 수익률도 큰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초분산투자’ EMP펀드에 쏠리는 돈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EMP 펀드는 47개로 전체 설정액은 1조922억원, 전체 순자산은 1조4303억원에 달한다.

EMP펀드 순자산은 2016년 당시 668억원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다른 펀드들과 달리 역성장 기간이 거의 없었던 점이 특징이다. 증시가 불안해진 올해에도 260억원가량이 늘어났다.

EMP펀드는 포트폴리오 자산의 50% 이상을 여러 ETF나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채권, 실물자산, 리츠 등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기본적으로 ETF가 여러 종목에 투자하는 효과를 가진 상품인데 EMP펀드는 다양한 ETF에 투자함으로써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여러 ETF들에 투자하는 ETF인 셈이다.

여기에 액티브ETF처럼 펀드매니저가 편입ETF 종목과 비중을 조절함으로써 시장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EMP펀드운용을 위해 투자자문사와 손잡는 일도 빈번하다. 공모펀드와 달리 현금화를 위한 유동화 작업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개별 ETF보다는 수수료가 비싸지만 통상 1%에 달하는 공모펀드보다는 수수료가 저렴하다. 저렴한 수수료로 통상 연금 등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으로도 분류된다. 공무원연금의 경우 2017년 국내 연기금 가운데 최초로 EMP펀드에 투자를 시작했다.

최근 증시가 불안해지면서 EMP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EMP펀드 출시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하이자산운용은 이루다투자일임과 손잡고 최대 1만개 넘는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하이 Wello 에버그린 EMP 펀드’를 출시했고 유안타증권은 글로벌ETF에 분산투자하는 '위 노우(We Know) 글로벌인컴 EMP랩'을 내놓았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운용사·상품·기간에 따라 수익률 ‘천차만별’

EMP펀드는 기본적으로 단기투자보다 장기투자를 추구하는 상품이다. EMP펀드는 여러 ETF를 담기에 개별 ETF보다는 안정적이고 채권을 위주로 담는 TDF보다는 다소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다.

하지만 운용사별로 EMP펀드를 운용하는 전략과 철학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최근 3년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 기술주 위주로 편입한 EMP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높다. 미래에셋글로벌코어테크EMP펀드의 경우 최근 3년 기준 수익률이 67.94%에 달한다. KB다이나믹4차산업EMP펀드 역시 56.63%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1년 기준 수익률로 보면 이들 두 펀드는 각각 –11.91%, -21.29%로 손실을 보고 있다.

같은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EMP펀드라고 해도 상품별로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기간별 수익률에서 차이가 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내놓은 키움쿼터백글로벌EMP로보어드바이저EMP펀드의 경우 채권혼합형 상품이 주식형 상품보다 최근 1년 수익률은 높지만 3년 수익률은 뒤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