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클럽 실패’ 크래프톤, 딥러닝·NFT로 성장 돌파구 마련

연내 신작 4종 선보여···신규IP로 콘솔 시장 도전 네이버제트와 NFT 메타버스 플랫폼 제작

2022-02-10     이하은 기자
크래프톤 실적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자료 = 크래프톤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크래프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당초 예상했던 매출 2조원엔 도달하지 못했다. 지난해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가 초기 흥행에 실패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크래프톤은 올해 새로운 지식재산권(IP)와 대체불가능토큰(NFT)·버추얼 휴먼 등 신사업으로 성장돌파구를 마련한다.

10일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 1조8863억원, 영업이익 63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7.3% 감소했다. 4분기 매출액은 4440억원, 영업이익은43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6% 올랐으며 영업이익은 53.6% 줄었다. 

◇ 지난해 매출 1조8863억원···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 부진

크래프톤 2조원 달성 실패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작 뉴스테이트 부진 때문이다. 뉴스테이트는 출시 전부터 45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으나, 매출로 이어지지 못했다. 출시 두 달만에 주요 국가 순위가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뉴스테이트는 지난달 한국, 미국에서 300위, 일본에서 400위권 밖에 머물렀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1위로 활약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에서도 뉴스테이트는 100위권을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크래프톤은 그동안 ‘차이나 리스크’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텐센트가 개발하고, 글로벌 서비스를 도맡았기 때문이다. 이에 크래프톤은 직접 뉴스테이트를 개발하고 퍼블리싱도 하면서 우려를 불식하고, 매출 성장을 자신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뉴스테이트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재미를 게임 후반에 느낄 수 있어서 이용자 반응이 크지 않았다. 저사양 모바일 이용자가 많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데이트를 진행해 핵심 이용자층이 늘고 있고, 오는 4월 신규 소형 맵 업데이트도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 새로운IP 기반 신작 4종 출시···PC·콘솔 도전

올해 크래프톤은 새 IP에 기반한 신작을 선보이며 실적 반등에 나선다. 올해 상반기 실시간 전략 디펜스 게임 ‘디펜스 더비’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로드 투 발러: 엠파이어스’를 출시한다.

또한 연내 언노운 월즈의 ‘프로젝트 M’도 선보일 계획이다. 프로젝트M은 턴제 전략 게임으로 PC 유통 플랫폼인 스팀에서 얼리엑세스로 출시될 예정이다. 언노운 월즈는 콘솔 게임인 ‘서브노티카’를 개발한 개발사로, PC·콘솔 개발 역량을 보유했다.   

하반기에는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공개한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서바이벌 호러 장르로, PC와 콘솔 게임으로 개발하고 있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는 ‘콜 오브 듀티’ 개발자 글렌 스코필드가 이끄는 글로벌 게임사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프로젝트 M을 대중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얼리엑세스로 올해 출시 예정이기 때문에 실적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지만, 펍지의 사례를 봤을 때 성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크래프톤 신작 라인업/ 사진=크래프톤 IR자료

◇ 게임에서 버추얼 휴먼·NFT 등 신사업으로 확장

올해 크래프톤은 신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정기 사내 소통 프로그램에서 신사업 영역으로 딥러닝, 버추얼 휴먼, NFT·웹3.0, 가상현실(VR)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웹3.0 및 NFT 사업의 첫번째 프로젝트는 이용자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콘텐츠 제작툴을 통해 메타버스를 구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NFT 기반의 창작자 생태계를 활성화는 것이 목표다. 

해당 프로젝트는 네이버제트와 함께 추진한다. 지난 9일 크래프톤은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와 ‘NFT 메타버스 플랫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첫 협력 과제로 ‘이용자 창작 기반 NFT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네이버제트와 합작 법인도 설립한다. 

크래프톤은 언리얼엔진을 기반으로 가상 세계를 구현하고, 이용자 창작 콘텐츠(UGC) 제작툴을 제공한다. 네이버제트는 제페토 서비스를 운영해온 경험을 살려  메타버스 서비스 운영을 주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NFT 기반의 크리에이터 경제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네이버제트 등 경쟁력 있는 파트너와 협업해 나갈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C2E(Create to Earn) 생태계 육성을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추얼 휴먼 사업은 게임을 비롯해 e스포츠, 버추얼 인플루언서, 가수 등 다방면에서 전개할 계획이다. 지난 8일 크래프톤은 극사실 수준 기술이 반영된 버추얼 휴먼 데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버추얼 휴먼의 피부 솜털과 잔머리까지 구현해 실제 인간과 매우 흡사하게 구현했다. 버추얼 휴먼 제작에 딥러닝 기술이 적극 활용된다. 크래프톤은 모션 캡처에 기반한 생생한 움직임, 리깅(Rigging)을 이용한 동공 움직임, 표정 연기까지 구현했다. 하이퍼 리얼리즘 기술 외에도 인공지능(AI), 음성합성(TTS‧STT), 보이스 투 페이스(Voice to Face) 등 딥러닝 기술을 연구해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 외에도 크래프톤은 ‘더 포텐셜(The Potential)’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이 프로그램은 20명 이하의 팀으로 구성해 1년 내 이용자 테스트가 가능한 프로젝트들을 발굴하게 된다. 신작 개발에 빠르게 도전하기 위해 도전의 문을 대폭 넓히겠단 취지다.

김 대표는 “상장 당시 밝혔던 크래프톤의 지향점은 변하지 않았다”며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게임사 본연의 역할과 강점에 집중하되 올해 게임 제작 역량에 기반해 확장할 수 있는 영역으로 도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