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6000억원 돌파한 JW중외제약···비결은 ‘라이선스 인’ 전략

해외 개발 신약후보물질 도입···유한양행·제일약품의 코마케팅 방식과 차이 고지혈증약 ‘리바로’ 등 고매출 품목 다수 해당···신성빈혈약 ‘JTZ-951’, 허가 신청

2022-02-10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JW중외제약이 창사 후 처음으로 연매출 6000억원을 돌파했다. 연매출 증대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해외에서 개발하는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하는 ‘라이선스 인’ 전략이 꼽힌다.  

JW중외제약은 지난 9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066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매출실적은 전년대비 10.8% 증가한 것이다. JW중외제약이 연매출 6000억원을 돌파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JW중외제약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이처럼 연매출을 증가시킨 원인은 복수로 파악된다. 이중 눈에 띄는 내용은 라이선스 인으로 오리지널 포트폴리오를 지속 강화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라이선스 인 전략이란 해외에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을 국내에 도입, 개발을 완료하고 허가를 받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이 전략은 신약개발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거치는 개발과 임상, 허가, 출시 등 모든 과정에서 경험을 축적하게 해 제약사 경쟁력을 강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라이선스 인 방식으로 출시되는 제품은 통상 아직 시장에 없는 혁신신약(퍼스트 인 클래스)인 경우가 많다. 이에 환자들 의료 미충족수요를 효과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후발주자일 가능성은 있지만 특정 질환 또는 동일 계열 약물 중 가장 최신이거나 최고 신약(베스트 인 클래스)으로 존재감을 표출하기도 하고 새로운 적응증이 추가되며 지속 성장을 이루는 경우가 있다. 물론 라이선스 인 전략은 단점도 갖고 있다. 해외에서 개발하는 신약후보물질을 국내에 도입, 개발을 완료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역시 신약이기 때문에 데이터가 누적될 시간도 있어야 한다. JW중외제약의 경우 지난 2000년대부터 라이선스 인 전략을 취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같은 사유 때문에 현실적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진행하는 방식이 ‘코마케팅/코프로모션’이다. 이 방식은 국내 진출해있는 다국적 제약사가 보유한 제품을 공동 판매하면서 외형매출 성장을 도모하는 형태다. 이런 방식은 신제품 출시 효과에 힘입어 단기간 내 외형성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익 면에서는 수수료 수준에 그친다는 한계도 있다. 국내 제약사가 다국적 제약사의 판매대행사로 전락한다는 비판적 시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개발사의 판권 회수로 인한 리스크는 판매사가 감당해야 하는 현실적 부담이다.

코마케팅/코프로모션 방식 등으로 진행되는 ‘상품’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제약사로는 유한양행과 제일약품이 거론된다. 실제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상품 매출이 7301억8700만원을 기록, 전체의 57.8% 비중을 차지했다. 제일약품도 같은 기간 4224억5341만8000원 상품 매출이 전체의 80.1% 비중을 점유했다. 참고로 한독의 상품 매출 비중이 55.5%로 높은 편이다.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각각 45.7%와 44.2% 수준이다. 

JW중외제약의 고매출 품목을 보면 고지혈증치료제 ‘리바로’와 경장영양수액제 ‘엔커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악템라’ 등이 모두 라이선스 인 전략으로 추진됐던 제품이다. 이중 리바로는 지난 2003년 기술 도입 후 국내 임상을 거쳐 2005년 출시된 품목이다. 지난해는 심혈관질환 예방효과와 함께 당뇨병 유발 징후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 받으며 전년대비 9.2% 성장한 695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부터 리바로 주원료를 자체 생산하면서 원가율을 낮추기도 했다.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엔커버의 경우 85.1% 성장한 217억원 매출을 지난해 올렸다. 악템라는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목적으로 처방이 늘면서 24.9% 성장한 200억원 실적을 달성했다. 혈우병치료제 ‘헴리브라’는 지난해 9월 소아항체환자 대상 급여 기준 확대로 인해 전년대비 334.1% 성장한 44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헴리브라의 경우 제한적 약제급여 조건으로 보험 적용 기준 확대를 원하는 환우 목소리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등장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밖에도 JW중외제약은 지난 2016년 국내 개발과 상업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신성빈혈치료제 ‘JTZ-951’ 임상시험을 완료한 후 정부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기존 주사제와 달리 경구제로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라이선스 인 전략은 단순한 외형매출을 키우는 길 대신 제약업 본질에 충실한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단기간 성과보다는 중장기 가치 실현을 위한 비즈니스모델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제약사들이 선택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