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진출도 현대엔지니어링 상장도 안갯 속인 현대차그룹

대선 후 완성차 중고차 진출 여부 결정되지만 후보들 관련해 명확한 입장 아직 없어 위축된 시장환경 속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연기···지배구조 개편 영향 여부 주목

2022-02-07     엄민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사진=현대차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연초부터 관심이 모아졌던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이슈들이 쉽게 낙관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대선 이후 중고차 진출 여부도 여전히 불확실하고, 이번 달로 예정됐던 현대엔지니어링 상장도 미뤄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 여부는 대선이 끝나고 판가름 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고차 업종은 지난 2019년 이미 대기업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됐지만, 중고차 업계의 반발로 현재까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고, 결국 대선이 끝나는 다음달께 매듭이 지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완성차 업계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법적 근거는 이미 마련됐고, 여론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음 정권에선 ‘눈치보기’ 없이 해당 문제를 결론 내 줄 것이란 믿음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최근 대선후보들의 행보를 보면 마냥 정권이 바뀐다고 해결될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당선이 유력한 후보들 모두 아직 해당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이 끝나면 어느 방향으로든 결론은 나겠지만, 확실히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확답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대선후보들의 이 같은 행보가 당연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고차 상생협력위원회 좌장을 맡았던 김필수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완성차 업계 중고차 진출 문제는 민감할 수 있어 후보들이 쉽게 결론 내 이야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문제는 정치가 아니라, 정책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건다 하면 그것도 오히려 문제”라고 조언했다.

중고차 시장 진출과 더불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문제 역시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달 코스피 상장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코스피지수가 떨어져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기 힘들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도 연결이 되는 만큼, 향후 어떻게 상장을 진행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11.7%를 보유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상장 후 지분을 처분해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 있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이번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철회는 해당 이슈가 곧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재확인 시켜줬다”고 해석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좋지 않은 시장 환경 속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해 철회신고서를 제출한 것”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 금융 환경 등에 따라 재추진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