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형차 ‘레이·캐스퍼’ 판매 질주에 설자리 잃어가는 르·쌍·쉐 소형차

캐스퍼 출시 4달 만에 1만대 판매···레이는 5년 연속 판매량 증가세 저렴한 판매가격과 넓은 공간 활용성이 흥행 요소 평가 르·쌍·쉐, 소형 SUV는 판매 감소세 지속

2022-02-06     유주엽 기자
캐스퍼. / 사진=현대자동차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경형차 레이와 캐스퍼가 대형차 선호 판매흐름에도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중견 완성차 업체 르노삼성, 쌍용차, 한국GM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6일 현대차와 기아 판매실적에 따르면 캐스퍼 및 레이 등 경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형 일자리 모델로 위탁생산 된 캐스퍼는 같은 해 9~12월 총 1만806대가 판매됐다. 해당 기간 동안 캐스퍼의 판매량은 208대, 2506대, 3965대, 4127대로 매달 늘어났다.

기아 레이는 5년 연속 판매량이 늘었다. 레이의 판매량은 2016~2021년 1만9819대, 2만521대, 2만7021대, 2만7831대, 2만8530대, 3만5956대를 기록했다.

캐스퍼와 레이의 이러한 성장은 대형차를 선호하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이례적인 모습으로 평가된다. 같은 기간 동급 차체 해당하는 모닝의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닝의 판매량은 2016년 7만5133대에 이르렀으나 2021년엔 3만530대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캐스퍼와 레이의 흥행은 저렴한 가격 대비 넓은 공간 활용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각각의 판매가격은 각각 1385만원, 1275만원이다. 차체는 경형 해치백 모델 모닝과 비교했을 때 전장과 전폭은 비슷하나, 전고 및 축거에서 차이를 보인다.

모닝의 차체는 전장 3595mm, 전폭 1595mm, 전고 1485mm, 휠베이스(축거) 2400mm다. 레이의 차체는 전장 3595mm, 전폭 1595mm, 전고 1700mm, 축거 2520mm다. 캐스퍼는 모닝과 전장, 전폭, 축거는 동일하나 전고가 1575mm로 높다.

두 모델의 흥행은 중견 국내 완성차 기업인 르노삼성·쌍용차·한국GM의 소형차 모델 판매 감소와 비교가 된다. 세 업체의 소형 SUV 판매량은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르노삼성 XM3, 쌍용차 티볼리,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는 각각 전년 대비 판매량이 51.5%, 29.5%, 12.5% 감소했다.

반도체 수급난 및 중견 완성차 업체의 전반적인 판매부진을 감안하더라도 일부 모델은 판매량 감소폭이 크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형차 판매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르노삼성·쌍용차·한국GM의 소형차가 저조한 판매량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