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에도 기업대출 예대율 인센티브 도입···기업금융 新격전지 될까

인터넷전문은행, 예대율 규제 정비···가계대출 115%·중기대출 85% 가중치 적용 현장실사·연대보증계약도 허용···기업대출 취급 활성화 유도 인터넷전문은행 3사, 연내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 예정

2022-01-27     김희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사진=각 사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등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할 유인이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전문은행에도 가계대출에는 더 높은 예대율 가중치를 부여하는 한편 기업대출에는 가중치를 낮추는 방식으로 예대율 체계를 정비하면서다. 가계대출의 비대면화에 주력해왔던 인터넷은행들이 향후 기업대출에서도 비대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은행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대율 규제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의 비율로 예대율이 100%를 넘어가면 들어온 자금에 비해 나간 대출이 더 많다는 의미로 은행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때문에 예대율이 100%를 초과할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 취급 제한을 받는다.

현행 은행업 감독규정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에 대해 115%, 중소기업 대출에는 85%, 개인사업자 대출에는 100%의 예대율 가중치를 적용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업계 초기인 점을 감안해 기업대출을 취급하지 않으면 가계대출에 100%의 가중치를 적용해 왔다. 기업대출을 신규로 취급하면 기존에 취급한 가계대출 전부에 가중치 115%가 적용되기 때문에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을 취급할 유인이 적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들도 기업대출 취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시중은행과 같은 예대율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즉 예대율을 100% 미만으로 관리하기 위해 기업대출을 취급할 유인이 커지는 셈이다. 다만 시중은행과 동일한 예대율 규제를 적용하기에 앞서 3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인터넷은행의 대면거래를 허가하는 예외사유도 확대된다. 이전까지는 장애인·노인 편의가 요구되는 경우나, 상속·유증 등으로 전자금융거래 외의 방법으로 권리관계 확인이 필요한 경우 등에 한해서만 대면거래가 허용됐다. 때문에 인터넷은행들은 현장실사가 불가능해 기업대출 취급에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현장실사가 필수적인 중소기업 대출의 특성을 고려해 인터넷은행이 중기·개인사업자에게 대출할 때 실제 사업 영위 여부의 확인, 비대면으로 제출한 서류의 진위 확인 등 현장실사가 필요한 경우에도 대면거래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중소기업 대표자 등과 연대보증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대면거래가 가능하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은행법 개정안에 발맞춰 개인사업자 대출을 시작으로 향후 중소기업 대출 등 기업대출 비중을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으로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에 진출할 계획을 밝혔다. 케이뱅크 역시 연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토스뱅크도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소상공인을 위한 개인사업자 금융상품 출시 등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는 만큼 관련 상품 준비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은행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를 유도하면서 중금리 대출에 이어 기업대출이 인터넷은행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대두된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대출 대부분은 가계대출 중심인데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그동안 기업대출 취급을 가로막았던 현장실사 문제도 해결되면서 개인사업자를 시작으로 중소기업 대출까지 기업대출 비중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대율 규제에 3년 유예기간이 부여됐지만 어쨌든 3년이 지나면 일반은행과 똑같은 예대율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며 “결국 기업대출을 취급하든 하지 않든 마찬가지로 가계대출에 예대율 가중치가 적용된다는 건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기업대출 시장에 빨리 뛰어드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