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 7만원대 셋톱박스 출시 임박···넷플릭스 빼고 모든 OTT 제공

광고 시청 시 기본료 없이 콘텐츠 무료 시청 게임·노래방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지원 가구 세컨드 셋톱 수요·1인가구 집중 공략

2021-12-24     김용수 기자
SK브로드밴드 신규 셋톱박스 '플레이Z' 전용 리모컨 / 사진 = SK브로드밴드 홈페이지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신규 셋톱박스 ‘플레이Z’ 출시를 앞두고 베타테스트에 돌입했다. 플레이Z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통합 관리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셋톱박스로, 코드커팅을 대비해 이용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으기 위한 전략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플레이Z 공식 출시를 앞두고 현재 베타테스를 실시중이다. 정확한 출시 시점은 조율 중이며, 가격은 7만9000원(부가세 포함)이 될 전망이다.

플레이Z는 SK브로드밴드의 신규 셋톱박스다. 주요 사양은 ▲안드로이드11 OS ▲3GB DRAM ▲16GB 내장형 멀티미디어 카드 등이며, 주요 서비스는 ▲OTT 포털 ▲FAST 채널 ▲빅 스크린 엔터테인먼트 등이다.

OTT 포털은 복수의 OTT를 통합 관리해주는 기능으로, 구독 중인 OTT의 모든 콘텐츠를 플레이Z에서 검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천 및 관리까지 할 수 있다. 플레이Z 내에서 웨이브·아마존프라임·애플TV플러스·디즈니플러스 등 OTT 콘텐츠를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플레이Z 전용 리모컨에는 웨이브, 아마존프라임, 유튜브 버튼이 탑재될 전망이다. 다만 망 사용료 소송중인 넷플릭스는 지원하지 않는다.

FAST는 국내 유료방송 플랫폼 중 SK브로드밴드가 최초로 도입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다. 이용자 TV 시청 이력을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 콘텐츠를 제공한다. 플레이Z에서 광고를 보는 대신 가입비 및 기본료 없이 콘텐츠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플레이Z는 OTT 등장으로 IPTV 광고 효과가 감소한 상황에서 SK브로드밴드의 광고 협상력을 높이는 데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한 타깃에 대한 광고 집행이 가능해 광고주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는 플레이Z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TV로 게임, 노래방 등 기능을 즐길 수 있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플레이Z의 게임 기능 사용을 돕기 위한 ‘PlayZ CON’이란 원격 게임패드 앱도 함께 출시할 계획이다.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OTT가 빠르게 세를 넓혀감에 따라 코드커팅(케이블TV·IPTV 해지 후 OTT 가입)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높아졌다. 실제 OTT 시장이 먼저 커진 미국에선 올 상반기말 기준 유료방송플랫폼 가입자가 2016년 1분기 대비 2140만명 감소했다. 불과 5년 만에 4명 중 1명이 유료방송을 해지한 것이다.

이 가운데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글로벌 OTT 넷플릭스를 겨냥해 영화 월정액 서비스 ‘오션’을 내놨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폭스, 소니, 파라마운트 등 6대 메이저 영화사의 신작 콘텐츠와 국내 콘텐츠를 제공한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 IPTV 가입자만 오션에 가입할 수 있단 점은 가입자 저변 확대에 걸림돌이다. 또 6대 제작사 중 OTT를 서비스하지 않는 곳을 제외한 제작사의 콘텐츠가 빠질 수 있단 점도 한계다.

플레이Z는 이같은 한계를 넘어 코드커팅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콘텐츠와 가격 경쟁력으로 기존 유료방송 이용자와 OTT 이용자 모두를 공략하겠단 전략이다. 베타테스트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내부에선 7만9000원(부가세 포함)에 이같은 기능들을 모두 제공한단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OTT박스 출시는 계속 타이밍을 보고 있는데, 출시가 늦어지면서 베타테스트를 여기저기 해보고 있다. 매달 돈을 내는 게 아닌데다가 실시간 채널 및 무료 VOD를 시청할 수 있고, 게임, 노래방 등 부가 서비스 때문에 이정도 가격이면 괜찮다는 반응”이라며 “가구별 세컨드 셋톱박스 수요를 주로 공략할 예정이다. 또 스마트TV 보급률이나 이용률이 아직 높지 않기 때문에 1인 가구도 타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