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격 올린 ‘테슬라’···경쟁차종 늘어나는데 흥행 이어갈까
모델3 최저가 트림 6159만원···롱 레인지 트림 5개월 내 1000만원 가까이 올라 내년 국내 완성차 및 수입차 브랜드에서 전기차 출시 예정 전기차 구매보조금 인하 및 출고지연 문제도 경쟁력 떨어뜨릴 수 있어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테슬라가 지난달에 이어 판매가격을 또 다시 인상했다. 내년에 다양한 전기차 모델 출시가 예고된 상황에서 테슬라의 가격인상이 향후 브랜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테슬라 공식홈페이지 정보에 따르면 모델3 및 모델Y 가격이 지난달에 비해 100만원씩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3의 트림별 가격은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 6159만원 ▲롱 레인지 6979만원 ▲퍼포먼스 8039만원이다. 모델Y의 트림별 가격은 △롱 레인지 7989만원 △퍼포먼스 8699만원이다.
테슬라의 판매가는 올해 하반기부터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엔 모델3와 모델Y의 가격이 각각 200만원씩 인상됐다. 특히, 물량 부족으로 판매가 중단됐던 모델3 롱 레인지 트림에서 이러한 가격 인상 정도가 확연히 드러났다. 판매 중단 이전 모델3 롱 레인지 트림의 가격은 5999만원이었다. 현재 판매가 6979만원과 비교했을 때 5개월도 안 되는 사이에 1000만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내년에 국내 및 수입차 브랜드에서 다양한 신형 전기차가 출시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테슬라의 가격 인상이 향후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아이오닉6와 EV6 GT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GM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볼트 EV 및 EUV 모델의 판매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브랜드에선 벤츠가 세단형 전기차 EQE와 보급형 SUV EQB를, BMW가 쿠페형 세단 i4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우디 역시 보급형 모델인 Q4 e-트론을 출시한다. 이 외에도 폴크스바겐이 ID.4를, 볼보가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엔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폴스타2 출시를 예고했다.
아울러 줄어드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액수도 테슬라에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모델3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 트림과 롱 레인지 트림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 100% 지급조건(6000만원 이하)을 충족했다. 하지만 현재 판매가 기준으론 보조금의 50%만 지급받게 된다. 내년도 전기차 국고보조금은 최대 700만원이다. 서울시 지자체 보조금이 현행 200만원으로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최대 450만원 지원에 그친다.
지속되는 출고 지연도 문제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으로 대부분의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출고지연 문제를 겪고 있지만 테슬라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 편이다. 카이즈유 통계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델3 등록대수는 6월 2884대를 기록한 이후 7~11월 각각 17대, 880대, 612대, 3대, 1106대로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델Y는 5월 3328대가 등록된 후 6~11월 각각 1972대, 5대, 1550대, 1594대, 421대가 등록되며 모델3보단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마찬가지로 물량 공급이 이전만은 못한 상황이다.
모델3와 모델Y 출고기간과 관련, 테슬라 코리아 관계자는 “향후 국내 물량이 어떻게 배정될지 몰라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통상 6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 상반기엔 모델3가 들어올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물량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테슬라의 가격인상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올해 이미 아이오닉5 등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등장으로 테슬라의 독주가 엎어졌다”며 “전반적으로 각 브랜드의 전기차 완성도가 높아지고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의 가격인상 정책은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