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대그룹은-SK] 선친 이어 재계 대표 오른 최태원···재판 이슈는 ‘진행 중’
최태원 회장 올 3월 대한상의 회장 등극하며 무게감 키워 조대식 수펙스協 의장 재판, 이혼소송 등 사법 리스크 최 회장 SK실트론 지분 인수 관련 사익편취 논란은 고발 없이 마무리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SK그룹에게 있어 올해 가장 큰 변화로 꼽히는 사건은 최태원 SK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올해 초부터 대한상의 회장으로 거론되던 최 회장은 지난 3월 대한상의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선진에 이어 부자(父子)가 재계 대표에 오른 셈이다. 최 회장의 부친 고(故) 최종현 회장은 1993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은 바 있다.
일반적으로 재계단체 회장은 현역에선 벗어나 있는 인물이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태원 회장은 한창 활동 중이란 점 때문에 취임 초기부터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그가 4대 그룹 총수라는 점 때문에 재계에선 그가 적극적으로 기업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줄 것이란 기대도 모았다.
반면 반대의견도 있었다. 한 재계 인사는 “대한상의는 중소기업과 함께 묶여있어 이해관계가 워낙 다양한데, 과연 최 회장이 이를 어떻게 정리 할지 좀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어쨌든 재계 대표 총수로서 무게감을 키운 최 회장은 당분간 대한상의 회장과 SK회장으로서 두 몫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총수가 바빠지는 상황일수록 그룹 2인자 역할에 기대가 모이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는 상황은 SK에겐 달갑지 않은 현실이었다. 최 회장과 초등학교 및 대학교 동창인 조 의장은 SK그룹 내 2인자로 꼽힌다. 이번에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3연임하며 입지가 건재함을 보여줬다. 그런 그가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횡령·배임 등 의혹과 관련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SKC가 부도 위기의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약 900억원을 투자토록 한 혐의다.
3년 전부터 시작된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재판은 올해도 이어졌다. 이혼소송은 최 회장의 개인사지만 노 관장이 위자료로 SK지분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마냥 개인사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재계 관계자는 “만일 노 관장의 지분요구가 그대로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소수 지분만으로 그룹경영에 나서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다만 노 관장이 주요 주주가 된다면 경영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생길 수는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소송 결과에 재계가 관심을 갖는 까닭이다. 이처럼 최 회장과 SK그룹으로선 난감한 이슈가 됐던 두 재판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불거졌던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 역시 SK그룹을 당혹케 한 사건으로 꼽힌다. 반도체 업계 인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봉 자체는 다르지만 사실상 비슷하게 반도체 경기를 타기 때문에 서로 성과급은 비교하게 된다”며 “경쟁사에 비해 대접이 좋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 직원 불만이 터지기 쉽다”고 전했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연봉 반납 등을 약속했지만 해당 논란은 SK하이닉스를 넘어 재계 전반으로 퍼질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을 직접 겨냥한 법적 위기도 한 차례 있었다. 2017년 SK실트론의 지분 29.4%를 인수한 것과 관련 사업기회 유용을 통한 사익 편취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다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은 부가하되 검찰 고발은 하지 않아 해가 가기 전 사실상 마지막 위기를 무난하게 넘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