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상품 풍향계] 대세된 상장지수상품, 차별화된 ETF·ETN 쏟아져 나와
국내 첫 테마형 레버리지 ETF, 금현물 ETF 상장 농산물과 천연가스 등 ETN 상품도 대거 출시 소수점 거래 등 해외 주식 투자 관련 서비스 다수 선보여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이번 주(12월 13~17일) 투자 상품 시장에서는 다양한 ETP(상장지수상품)이 나왔다. 국내 첫 테마형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비롯해 금 현물에 투자하는 ETF도 첫 선을 보였다. 알루미늄과 천연가스, 농산물 관련 ETN(상장지수증권)도 다수 상장됐다. 주요 서비스로는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 글로벌 통합 증거금 서비스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 국내 첫 테마형 레버리지·금현물 ETF 나와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 확대와 퇴직연금 시장 성장에 ETP가 금융투자사들에 화두가 되고 있다. ETF는 어느덧 순자산 규모가 70조원을 넘어섰고 ETN 역시 지표가치총액이 8조5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시장 개설 이후 최대치 기록을 썼다. 이에 금융투자사들이 차별화된 상품 출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최초 테마형 레버리지 ETF 2종을 신규 상장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번에 상장하는 테마형 레버리지 ETF는 ‘TIGER KRX BBIG K-뉴딜 레버리지 ETF’와 ‘TIGER KRX 2차전지 K-뉴딜 레버리지 ETF’다.
이 상품들은 지난해 10월 상장한 ‘TIGER KRX K-뉴딜 ETF’ 시리즈 5종(BBIG, 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중 BBIG와 2차전지의 레버리지 상품이다.
우선 TIGER KRX BBIG K-뉴딜 레버리지 ETF는 한국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할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기업에 집중투자하는 상품이다. 기초지수는 ‘KRX BBIG K-뉴딜 지수’로 ETF는 해당 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한다.
TIGER KRX 2차전지 K-뉴딜 레버리지 ETF는 BBIG 중 2차전지(Battery) 대상 레버리지 ETF다. 기초지수는 ‘KRX 2차전지 K-뉴딜 지수’로 ETF는 해당 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한다. 지수는 코스피, 코스닥 종목 중 2차전지 완성 업체 및 소재생산 업체 기준 10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금 현물에 투자하는 ETF도 나왔다. 지난 15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KRX금현물 ETF’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 ETF는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금시장의 금 현물 가격을 반영하는 ‘KRX금현물지수’를 추종한다.
이번 ETF는 선물이 아닌 현물 ETF로 퇴직연금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도 투자가 가능하다. 기존의 금 투자 ETF는 모두 파생형 구조의 금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던 탓에 연금계좌에서는 투자할 수 없었다. 국내 퇴직연금감독규정 상 파생상품 매매에 따른 위험평가액이 자산총액의 40%를 초과하는 상품은 퇴직연금을 통한 투자가 불가능하다.
◇ 농산물과 알루미늄 등 원자재 관련 ETN 대거 상장
ETN에서는 원자재와 관련된 상품들이 다수 나왔다.
메리츠증권은 국내 최초로 대표 농산물 지수를 추종하는 ETN 3종목을 지난 16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국내 ETN 시장에서 개별 농산물 종목이 아닌 농산물 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지수에 투자하는 종목은 메리츠증권 ETN이 유일하다. 상장지수펀드를 포함한 ETP 시장 최초로 레버리지와 인버스 2X 방식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해당 상품은 ‘메리츠 대표 농산물 선물 ETN(H)’, ‘메리츠 레버리지 대표 농산물 선물 ETN(H)’, ‘메리츠 인버스 2X 대표 농산물 선물 ETN(H)’이다. 세 상품 모두 환헤지를 실시해 환율 변동 위험 없이 투자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의 대표 농산물 ETN 상품들은 모두 블룸버그에서 산출하는 ‘블룸버그대표 농산물 지수’를 추종한다. 매년 연초에 농산물 시장수확량과 거래량을 감안해 가장 규모가 큰 3대 농산물을 선정하고 기초지수 종목 및 비중을 결정한다.
권동찬 메리츠증권 트레이딩 본부장은 “투자자들이 개별 농산물 종목에 대한 고민 없이 대표 지수에 다양한 방향성 및 배수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고안했다”며 “최근 치솟는 곡물가로 인한 애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옥수수 선물 기초자산에 연계된 레버리지와 인버스 레버리지 ETN 2종목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우선 ‘미래에셋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선물 일간 손익률의 2배수를 추종하는 상품이이다. ‘미래에셋 인버스 2X 옥수수 선물 ETN’은 옥수수 선물 일간 손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농산물 ETN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며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른 자산들과 상관관계가 낮아 자산의 분산효과가 큰 특징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금융투자상품은 자산가격 변동, 환율변동, 신용등급 하락 등에 따라 투자원금의 손실(0~100%)이 발생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도 ‘하나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H)’, ‘하나 인버스 2X 옥수수 선물 ETN(H)’, ‘하나 레버리지 콩 선물 ETN(H)’, ‘하나 인버스 2X 콩 선물 ETN(H)’을 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기존 ETF나 ETN 상품들과 유사한 구조이지만 환헤지가 된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현 하나금융투자 주식본부장은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구리 레버리지 선물 ETN을 내놓는 등 다양한 국내외 기초지수 상품을 발굴하는 데 노력 중”이라며 “코로나 이후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과 경제 환경을 빠르게 파악해 투자자에게 필요한 상품을 적시에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이밖에 대신증권은 알루미늄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이 발생하는 ETN 2종을 지난 15일 신규 상장했다.
‘대신 인버스 알루미늄 선물 ETN(H)’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 상장된 알루미늄 선물의 일일 등락률을 -1배 추종한다. ‘대신 인버스 천연가스 선물 ETN(H)’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된 천연가스 선물의 일일 등락률을 -1배 추종한다. 두 상품 모두 만기는 3년이다. 이 상품은 환 헤지형 상품으로 환율 변동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해외 주식 투자 관련 서비스 다수 출시
이번 주에는 해외 주식 투자 관련 서비스들이 다양하게 나왔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3일부터 미국에 상장된 우량 주식과 ETF를 1주 미만 소수점 단위로 쪼개서 사고팔 수 있는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는 소액(최소 주문 금액 1000원)으로 고가의 미국 주식 혹은 ETF를 최소 0.000001주 단위부터 사고파는 서비스다.
예컨대 워런 버핏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인 버크셔 해서웨이(클래스A)도 최소 1000원으로 거래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는 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 중 NH투자증권이 유일하다.
키움증권은 별도 환전없이 국내와 해외 주식시장 사이 교차매매가 가능한 글로벌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오픈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글로벌 통합증거금 서비스는 국내·해외주식 매매 시 현지 거래통화 이외의 예수금 또는 주문가능금액을 증거금으로 해 거래되며 결제일에 필요금액만큼 현지 거래통화로 자동환전 되는 서비스다. 글로벌 통합증거금 서비스 이용 시 전영업일 최종환율로 계산된 원화로 해외주식 매수가 가능하고 해외주식 매도 시 미결제 상태에서도 바로 국내주식 재투자와 그 반대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국내주식 100만원 매도 후 매도대금으로 해외주식을 매수하려면 국내 결제일 2일 이후 거래가 가능했지만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국내주식 매도 결제예정금액으로 해외주식 매수가 가능하다. 또 달러나 유로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은 원화로 환전 후 국내주식 거래가 가능했지만 글로벌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별도 환전없이 바로 매매가 가능하다.
글로벌 통합증거금 서비스 대상 국가는 한국, 미국, 중국, 홍콩,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총 10개 국가이며 일본, 인도네시아와 유럽주식은 영웅문Global(HTS) 혹은 나이트데스크를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