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가축 분뇨로 철 만드는 시대 온다
농식품부, 현대제철과 업무협약···분뇨 퇴비, 고체 연료 활용해 제철소 이용 추진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최근 탄소 중립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농축산계는 가축 분뇨 퇴비를 줄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가축 분뇨를 고체 연료로 만들어 제철소에서 이용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6일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현대제철과 ‘우분(소 및 젖소의 똥) 고체연료의 생산 및 이용 촉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악식에서 3개 기관은 축산농가의 골칫덩어리인 가축분뇨를 고체 연료화하고 이를 제철소에서 친환경 연료로 확대 이용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현재 가축분뇨는 연간 5194만톤(2020년 기준)이 발생하고 있으며 가축 사육마릿수가 증가하면서 발생량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가축 분뇨는 90%이상이 비료로 만들어져 토양에 살포되고 있으나 최근 살포할 농경지가 감소하고 살포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축분뇨를 퇴비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퇴비를 만드는 과정에서 축산악취와 초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암모니아가 발생한다. 또 토양에 살포되면서 양분공급 과잉과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분뇨 문제를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가축분뇨를 고체연료라는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우분 고체연료 생산기반과 유통체계를 구축하고 대규모 수요처인 제철소를 통해 안정적인 사용기반을 마련해 나간단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고체연료화를 위한 제도적 재정적 지원, 농협은 지역 농축협을 중심으로 고체연료 생산․공급기반 구축, 현대제철은 우분 고체연료의 제철소 이용 및 확대를 각각 추진한다. 또 농촌진흥청은 우분 고체연료의 품질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가축분뇨를 퇴비가 아닌 고체연료로 활용하면 퇴비화나 토양에 살포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우분은 연간 2200만 톤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96.5%인 2100만 톤이 퇴비로 만들어져 농경지에 살포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온실가스 약 272만8000CO2톤이 발생하고 있다. 우분 발생량 10%(220만톤)를 고체연료로 활용하면 약 30만CO2톤을 절감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예상했다.
우분 고체연료의 발열 에너지를 유연탄과 비교하면 우분 고체연료 1톤는 유연탄 0.5톤과 맞먹는다. 수입 유연탄 가격을 톤단 12만원(한국무역협회 2021년 평균)으로 쳤을 때 1톤 당 6만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셈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철의 발견으로 농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듯이 이번 철강과의 상생협력이 농업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퇴비 외에 활용방안이 마땅치 않았던 고체분이 고체연료라는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면서 농업 분야 온실가스 감축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탄소중립이 맺어준 농업과 철강업 간 긴밀한 상생협력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추진해 친환경적 동반성장을 이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