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판다···귀한 몸 된 펜트하우스

분양단지마다 최고경쟁률 경신 고급주택 공급 줄자 희소성 커져

2021-12-05     길해성 기자
/ 그래픽=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최근 분양시장에서 펜트하우스(고층 아파트나 호텔 등 최상층에 위치한 고급 주거공간)가 귀한 대접을 받는 분위기다. 분양 단지마다 최고 경쟁률을 차지하는 등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넘쳐나고 있다. 분양가에 인한 제약으로 고급주택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펜트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3월 분양한 인천 미추홀구 ‘시티오씨엘3단지’의 최고 경쟁률은 전용 136㎡ 펜트하우스가 차지했다. 단 2가구 모집에 122명이 몰려 경쟁률은 61.0 대 1을 기록했다. 단지 전체 청약 경쟁률이 평균 12.6 대 1인 점을 감안하면 펜트하우스의 경쟁률이 약 5배 가량 높은 셈이다. 최상층에 위치한 해당 펜트하우스에는 침실과 거실 등을 통해 오갈 수 있는 5개 테라스가 특징이다.

지난달 GS건설이 송도국제도시에 분양한 ‘송도자이 더 스타’ 1순위 청약에서도 최고 경쟁률은 전용 133㎡P타입 펜트하우스에서 나왔다. 1가구 모집에 102건의 청약 통장이 접수돼 1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은 13.1 대 1이다.

펜트하우스는 대체적으로 한 개 층 전체를 사용해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단 게 장점이다. 또한 최상층에 위치한 만큼 막힘없이 확 트인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다. 펜트하우스가 아무리 높은 가격에 공급되더라도 쉽게 팔려 나가는 이유다.

펜트하우스 분양 열기는 아파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생활형 숙박시설’이나 ‘주거형 오피스텔’에 공급되는 펜트하우스도 희소성을 띠면서 빠른 속도로 팔려 나가고 있다. 지난 8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충북 청주시에 분양했던 생활형 숙박시설 ‘힐스테이트 청주 센트럴’의 평균 경쟁률은 862 대 1이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165㎡ 펜트하우스에서 나왔다. 단 2실만을 공급했는데 1만2007건의 청약접수가 이뤄졌다. 평균 6004대 1의 로또 같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펜트하우스의 뜨거운 분양열기는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파주운정신도시에 짓는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더 운정’은 청약접수 결과 평균 1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였던 유닛은 펜트하우스인 147P㎡형으로 평균 52.3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각 동 3호 라인과 5호 라인 최상층에 펜트하우스가 마련되며 독립세대로 꾸며졌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팀장은 “국내 아파트 분양시장에선 분양가 상한제 및 고분양가관리제도의 영향으로 인해 상류층을 겨냥한 고급주택 공급이 사실상 가로막혀 있다”며 “고급주택 공급이 거의 없다 보니 아파트 대체상품인 고급 주거용 오피스텔(펜트하우스)시장까지 상류층의 수요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보여 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