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OLED 생태계 확대에 웃는다···삼성 참전은 ‘호재’
공급망에 삼성 추가시 내년 생산량 1100만대 가능 전망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QD) OLED 출하에 나섰지만, 물량이 많지 않아 오히려 LG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경우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생산량은 내년에 1100만대까지 증가할 수 있단 관측이다.
◇LGD, 삼성과 OLED 패널 협상···“가능성 높은 시나리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삼성 측과 OLED 패널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사가 논의하고 있는 OLED 패널 물량은 200만대 정도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협상 결과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타결된다면 LG디스플레이는 공급이 가능한 물량만큼은 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OLED 양산에 나선지 오래돼 기술력 검증은 끝났다. 삼성전자는 QD와 OLED를 비교하면서 다양화된 라인업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이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공급받는 건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QD-OLED 양산을 기념하는 출하식을 열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QD 컬러필터를 활용한 OLED 제품으로 LG와는 차별화된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QD-OLED 패널 생산력은 8.5세대 기준 월 3만장이다. 수율을 감안하면 이는 연간 약 100만대 정도의 55·65인치 TV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생산량 중 일부는 일본 소니에 공급돼 삼성전자의 생산량은 100만대보다 더 줄어든다. QD-OLED TV 출하량을 늘리려면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TV 시장 수요 둔화에 대비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의 물량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OLED TV 영업이익률은 10% 이상인 반면 LCD TV는 4~5% 수준이다. 4분기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증한 TV 수요가 감소하면서 세트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또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에 제기됐던 번인 현상 등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보완이 이뤄진 점도 삼성전자가 협상에 나선 원인으로 꼽힌다.
◇확대되는 OLED TV 시장···“향후 전망 긍정적”
LG디스플레이 공급망에 삼성전자가 추가되면 내년 TV용 OLED 패널 생산량은 1100만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지난달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광저우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올해 800만대 수준인 대형 OLED 생산량은 내년에 1000만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42인치 TV 비중을 늘리는 등 사이즈 조정에 따라 생산량은 1100만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과의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사업 전망은 밝다는 평가다. 지난해 17개였던 OLED TV 출시 업체가 올해 20개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LG전자가 OLED TV 시장에 처음으로 뛰어든 이후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등이 가세했고 최근 일본의 JVC도 유럽 시장에 OLED TV를 출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시장이 커질수록 실적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OLED TV 패널 시장은 LG디스플레이 중심의 판매자 위주 시장 구조로 재편돼 공급 부족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LG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한층 높아진 OLED TV 패널의 가격 협상력을 기반으로 2013년 이후 9년 만에 본격적인 이익 회수기를 맞이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공급 규모는 1400만대 수준까지는 계속 커질 것으로 보여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세트업체 입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박리다매로 갈 것인지, 수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