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떨어지는 씨젠·SD바이오···내년 ‘마이너스 성장’ 우려 커지나

씨젠·SD바이오, 매 분기 영업이익 감소···성장세 주춤 코로나19 백신 보급, 국내외 후발주자 유입에 매출 하락 논 코비드 제품 늘리고 해외 판로 개척···포스트 코로나 대비 ‘동분서주’

2021-11-22     최다은 기자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국내 체외 진단기업들의 성장 기조가 주춤해지면서 업계 전반으로 마이너스 성장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씨젠과 SD바이오센서의 영업이익도 매 분기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보급 영향과 후발주자들과의 가격경쟁까지 더해지면서 내년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22일 씨젠의 올 3분기 매출 3053억원, 영업이익은 128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은 0.5%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10% 하락했다. 지난 1분기 3517억원이었던 매출은 3분기 3053억원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1분기 1939억원에서 2분기 1441억원, 3분기는 1286억원을 기록하며 매 분기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씨젠 관계자는 “올해엔 연구개발 투자에 회사 자금이 대거 투입됐고, 진단키트 가격을 전략적으로 조절하는 과정에서 영업이익이 떨어진 것”이라며 “진단 장비나 HPV·STI·GI 시약 등 논 코비드 제품에 대한 영업활동을 늘려 매출 성장을 위해 힘쓸 방침이다”고 말했다.

SD바이오센서도 올해 들어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분기 1조1291억원이었던 매출은 2분기 7804억원으로 떨어졌고, 3분기엔 5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영업이익은 1분기 5763억원에서 2분기 3904억원, 3분기 2945억원으로 하락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3%, 36% 줄어든 것이다.

SD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선진국 위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진단키트 수요가 다소 감소했다”며 “공장증설, 인력충원, 마케팅 등의 일회성 비용 지출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 관련 제품 실적은 보합을 유지하거나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아프리카, 남미 및 아시아 시장에서 논 코비드 제품 위주의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특수로 인한 진단키트 실적 고점은 “이미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종식까지 감염 여부 판단을 위한 진단키트 수요는 이어지겠지만, 이익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씨젠과 SD바이오의 내년 마이너스 성장 예상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대비책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진단키트 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국내외 진단키트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소 진단키트 기업들도 국내외 시장에 대거 진입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씨젠과 SD바이오센서의 매출 대부분이 코로나19 진단키트에서 발생하는 만큼, 포스트 코로나로 접어들면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면서 확보한 유동성 현금으로 논 코비드 제품군을 늘리고 판로를 확대하는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씨젠과 SD바이오센서는 실적개선을 위한 매출구조 다변화 준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양사는 논 코비드 제품 관련 연구개발을 늘리고 수출 루트 확대에 나섰다. 또 신제품 출시를 통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씨젠은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법인 설립하고, 미국, 캐나다에서 코로나19 동시진단 키트 ‘Allplex™SARS-CoV2·FluA·FluB·RSV Assay’의 미국·캐나다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SD바이오센서는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 해외 입찰 시장 투찰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하반기부터 현장용 분자진단 검사 장비 ‘M10’ 제품의 마케팅 활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