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경하이테크, 폴더블폰 바람 타고 ‘실적 껑충’

상반기 실적 부진 딛고 폴더블폰 효과 ‘톡톡’ 올해 영업이익 705% 상승 전망

2021-11-19     이호길 기자
세경하이테크 2021년 분기별 실적 추이. /자료=세경하이테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전자부품업체 세경하이테크가 삼성전자 폴더블폰 수혜주로 주목받는다. 세경하이테크는 미세건조데코레이션(MDD) 공법을 앞세워 삼성디스플레이에 폴더블용 특수 광학필름을 독점 공급한다. 폴더블폰 시장은 내년에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점쳐져 세경하이테크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19일 전자부품업계에 따르면 세경하이테크는 올해 상반기까지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이 저조했던 이유는 스마트폰 부진 때문이었다. 지난해 오포와 스마트폰 데코레이션 필름(데코필름) 거래에 어려움을 겪었고, 상반기에는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

실적은 삼성전자 폴더블폰이 출시된 하반기 반등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세경하이테크 올해 매출 전망치는 2611억원, 영업이익은 16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0억원) 대비 705%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까지 26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영업이익 104억원으로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8월 출시된 이후 국내외에서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폴더블폰 효과로 풀이된다.

◇폴더블용 광학필름 독점 공급···MDD 공법 

세경하이테크 관계자는 “코로나19 전에는 중국업체가 회사로 방문해서 데코필름 샘플을 가져간 뒤 채택되면 생산해서 납품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왕래가 힘들고 개발도 어려워진 측면이 있었다”며 “지난해 말에 중국 현지 디자인 센터를 설립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졌고, 이 부분은 하반기부터 매출에 반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품 공급 부족에 대해서는 “지금도 반도체 수급이 잘 안 되기는 하지만, 하반기보다는 상반기에 문제가 더 심각했다”고 덧붙였다.

3분기 폴더블폰 광학필름 출하량 증가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업계에 따르면 3분기 매출 890억원 가운데 폴더블 관련 매출은 315억원으로 약 35%다. 폴더블폰 출시 2개월 전인 6월부터 특수 광학필름 생산에 돌입했다. 상반기까지 제품군 중에서 보호·사출 필름 비중이 36.24%로 가장 높았지만, 3분기에는 광학필름이 39.21%로 역전했다.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은 데코필름까지 총 3가지 품목이다.

세경하이테크는 국내에서 폴더블용 광학필름을 제조하는 유일한 업체다. 지난 2019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에 독점 납품하고 있다. 폴더블폰은 접고 펼 수 있어야 하는 특징 때문에 3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은 초박형강화유리(UTG)를 소재로 사용한다. 이를 보호하는 필름도 기존 스마트폰과는 다른 특수 광학필름이 적용된다. 이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무상 사급 형태로 받는 필름과 별도 구매한 필름을 가공하고 라미네이션해 특수 제품을 생산한다.

광학필름에는 MDD 공법이 사용됐다. 액상 잉크를 도포하는 방식이 아니라 잉크가 마른 원재료를 열 전사 처리로 인쇄한다. 얇은 박막형으로 제조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세경하이테크의 특수 광학필름이 적용된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3'. /이미지=삼성전자

◇폴더블폰 2배 이상 증가 전망···“시장 지배력 우위”

내년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 세경하이테크 실적도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출하량을 늘릴 것으로 보이며 샤오미, 화웨이, 구글 등도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돼 올해 800만대 수준인 폴더블폰 출하량은 내년에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세경하이테크 관계자는 “제품 출시 이후 물량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폴더블폰 같은 경우에는 꾸준히 잘 팔리고 있는 것 같다”며 “내년에 출하량을 더 늘리면 실적에는 당연히 호재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세경하이테크의 내년 매출을 3300억원, 영업이익은 3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경하이테크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폴더블 특수보호 필름 초기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면서 관련 기술력과 양산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다양한 폴더블 기능성 필름을 위한 선행 개발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새로운 제품에서도 시장 지배력 우위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