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성적표 받은 3N, 글로벌·NFT 게임 도전장···저력 보일까
엔씨·넷마블, 글로벌 시장·NFT 게임 공략 넥슨, 내년부터 대작 쏟아내며 퀀텀점프 나서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3N(넥슨·엔씨·넷마블)이 신작 출시 및 신사업 계획을 밝히며 신성장 동력을 마련한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실적 반등 카드로 내세운 신작이 흥행에 실패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들은 글로벌 신작과 신사업에 집중해 퀀텀점프를 노린다. 올해 3분기까지 흥행작을 내놓지 못한 넥슨은 내년 대작을 연달아 선보인다고 밝히면서 게임 왕좌 자리 탈환에 나섰다.
11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매출 5006억원, 영업이익 96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14%, 56% 감소했다. 넷마블은 매출 6070억원, 영업이익 266억원으로 각각 5.5%, 69.6% 줄었다. 두 회사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전망치를 밑돌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넥슨은 매출 7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137억원으로 8%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돌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 신작부진으로 엔씨·넷마블 ‘어닝쇼크’…기존 게임으로 넥슨 ‘선방’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실적부진은 지난 8월 출시한 신작 부진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분기에도 어닝쇼크를 기록한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블레이드앤소울2(이하 블소2)출시해 실적 반등을 노렸다. 당시 증권사에서는 블소2 일매출을 40억원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블소2는 리니지식 과금체계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사태를 겪었다. 앱 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출시 당시 일일 이용자 수는 18만명에서 열흘 새 6만명을 기록하며 3분의 1수준으로 하락했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블소2가 출시 이후 9월까지 벌어들인 금액은 229억원으로 예상치를 밑돌았다.
지난 8월 넷마블 역시 마블 IP(지식재산권)에 기반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지만, 흥행 부진을 기록했다. 넷마블 게임별 매출 비중을 보면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매출은 4%에 그쳤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 10일 컨퍼런스 콜에서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게임 시스템과 마블 팬층들의 성향이 제대로 매칭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며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넥슨은 지난 8월 출시한 ‘코노스바 모바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존 게임의 흥행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넥슨은 이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한 시스템 개선 및 콘텐츠 업데이트 등 운영 능력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3분기 PC 온라인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602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던전앤파이터’의 매출은 중국지역에서 국경절 업데이트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했다. ‘서든어택’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성장했다. 올해 16주년을 기념해 대탐험 페스티벌 이벤트가 인기를 끌었다. 또한 넥슨은 걸그룹 오마이걸, 배구선수 김연경 등을 게임 캐릭터로 출시해 이용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겪었던 ‘메이플스토리’의 매출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올해 초 넥슨은 불투명한 확률 정보와 소통부재로 지난 2월 말부터 메이플스토리 이용자가 대거 이탈하는 사태를 겪었다. 이후 넥슨은 이용자와 소통에 나서며 게임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여름 및 추석 이벤트가 인기를 끌며 전망치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단, 매출과 관련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 글로벌 신작·NFT 게임으로 반격 나선다
3N은 신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일 리니지W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지금까지 출시했던 게임 중 매출과 이용자 수 지표가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니지W는 지난 4일~10일 일평균 매출 120억원을 기록했고, 오는 12일 기준 누적 매출액은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는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기존 게임과 달리 출시 이후 동시 접속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일 동시 접속자수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해외매출과 이용자 비중 역시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다. 이전에 매출 리스트에 없던 국가들도 올라오고 있어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넷마블 역시 잇따른 신작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지난 10일 넷마블은 ‘세븐나이츠2’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다. 내년 1분기에는 '제2의나라'의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신작으로는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BTS드림: 타이니탄 하우스, 머지 쿵야 아일랜드 등이 있다.
권 대표는 “(제2의 나라가)애니메이션 그래픽으로 다양한 유저층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현재 내부에서 개발 중인 신작은 꽤 많으며, 내년 초 전체적인 신작 라인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넥슨은 3억 8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카트라이더’ IP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중국의 판호를 발급받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내년 1분기 중 국내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던파 모바일은 전 세계 7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신작으로 지난 달 사내 테스트에서 안전성 점검에 나섰다.
넥슨은 중국 서비스 일정에 대해 “개발사인 네오플이 던파 모바일의 중국 출시를 위해 현지 퍼블리싱을 맡은 텐센트와 협업하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중국 서비스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게임업계 최대 화두인 NFT(대체불가 토큰) 게임을 성장 발판으로 삼겠다고 공개했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새로운 IP를 비롯해 기존 서비스 중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의 게임에 NFT가 접목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내부에 TF팀을 만들어 NFT 기반 게임에 대한 기술적인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현재 사업적·법률적 측면에서 검토 중이라는 설명이다.
홍 CFO는 “NFT가 게임에 접목되기 위해서는 내부 경제 시스템 이해와 관리 노하우가 중요하다. 이 측면에서 엔씨소프트가 가장 경쟁력있다고 본다”며 “내년 1분기에 NFT와 블록체인이 결합된 신작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넷마블 역시 NFT를 적용한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권 대표는 “블록체인과 NFT의 게임 연계에 대한 개발이 진행 중”이라며 “내년 초에 다양한 라인업을 공개하는 설명회를 열 계획이며, 해당 시점에 구체적으로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