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업 물량 대거 풀리는 SKIET·크래프톤, 주가 향방 주목
11일 두 종목 의무 보유 확약 물량 풀려 이달 일 평균 거래량 대비 해제 물량 더 많아 크래프톤은 공모가 밑도는 주가가 변수로 지목 돼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카카오뱅크가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이슈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와 크래프톤의 오버행 이슈는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기존 주주와 기관의 물량이 대거 나올 경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불확실성 해소 이후에는 주가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IET는 오는 11일 5292만8580주의 의무 보유 확약 물량이 해제된다. 이번에 해제되는 물량은 6개월 확약 분으로 최대 주주인 SK이노베이션의 4363만3432주와 기존 주주인 프리미어슈페리어의 627만4160주, 청약 과정에서 확약된 기관 투자가들의 302만988주가 그 대상이다.
이번에 풀리는 SKIET의 주식은 전체 상장 주식 수(7129만7592주)에 비해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시장 관심을 끈다. 최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의 물량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나올 수 있는 물량은 2대 주주인 프리미어슈페리어와 기관 보유분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929만5148주로 전체 상장 주식 수(7129만7592주)의 13.3%에 해당한다. 이달 SKIET의 일 평균 거래량이 54만주라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물량이다.
만일 이들의 물량이 대거 나올 경우 SKIET의 주가 흐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5월에 상장한 SKIET는 7월 26일 장중 24만9000원까지 올랐다가 이달 8일 14만1000원까지 내리며 이미 하락세를 보인 상태다. 그러나 이는 공모가 10만5000원 대비 여전히 43% 가량 높은 수준이어서 차익 실현에 나설 여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카카오뱅크의 경우 오버행 이슈에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5일 4.67% 하락한데 이어 8일에도 장중 8.04%까지 하락했는데, 전날 의무보유 확약 물량 해제 이슈 영향으로 해석된다. 락업 해제 물량은 기관의 3개월 의무보유 확약 506만8543주와 넷마블 761만9592주, 스카이블루럭셔리인베스트먼트 761만9592주 등이다. 이는 총 2030만7727주로 전체 상장 주식 수(4억7510만237주)의 4.27% 수준이었다.
올해 하반기 최대어로 꼽혔던 크래프톤도 유통 제한이 해제되는 물량이 많다. 이번에 풀리는 물량은 3개월 보호예수 물량과 3개월 기관 투자가 의무 보유 확약 분으로 전체 상장 주식 수(4895만6545주)의 8.2%인 총 405만31주가 해당된다. 이 역시 크래프톤의 이달 일 평균 거래량인 16만주 보다 많은 수량이다.
크래프톤의 유통 제한 해제 물량을 살펴보면 ALTOS VENTURES Ⅳ, L.P.와 새한창업투자 등 기존 주주들의 물량이 269만5078주다. 청약 과정에서 의무 확약을 한 기관 물량은 135만4953주로 이는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기관에 배정된 전체 물량의 23.8%에 해당한다. 이번에 풀리는 물량이 의무 보유 확약 1개월(16.9%), 6개월(3.7%), 15일(0.5%) 등과 비교해 가장 많다.
크래프톤의 경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된다. 크래프톤의 이날 종가는 46만5500원으로 공모가인 49만8000원에 미치지 못한다. 기존 주주들의 경우 공모가 아래에서 투자에 나섰다는 점에서 평가 이익 구간이지만 IPO 과정에서 물량을 받은 기관들은 평가 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의 경우 주가 상승을 기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물량 출회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주가 흐름에 되레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수 공모주가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좋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오버행 이슈가 있다. 새내기주는 1년 뒤에 투자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서도 “물량이 다수 나오고 관련 이슈가 해소될 경우엔 기존의 성장성이 다시 부각 돼 되레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