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롯데건설, 정비사업 강화 움직임 통할까

신규 수주액 1.7조원, 전년 比 절반 수준 인력 보강 등 도시정비팀 정비 나서

2021-11-09     길해성 기자
/ 그래픽=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롯데건설이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가 두 달 이 채 남지 않았지만 실적은 지난해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역대 최대 실적으로 3위까지 오른 지난해와 비교하면 사뭇 다른 분위기다. 그나마 올해 정비사업 목표치인 2조원 달성이 머지 않았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올 초부터 지금까지 도시정비사업 신규 누적 수주액 1조7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액 2조6426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상반기만 해도 서울 목동우성2차 리모델링(4944억원), 창원 양덕4구역 재개발(2071억원), 부산 수안 지역주택조합사업(1970억원) 등의 시공권을 따내며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하반기 들어 수주가 주춤해졌다. 실적 순위는 7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순위(3위) 대비 4단계 하락한 것이다.

경쟁사들이 연이은 수주고를 올리며 실적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포스코건설이 수주액 3조6916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대우건설(3조5867억원), 현대건설(3조4000억원), GS건설(2조7394억원), DL이앤씨(2조6587억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수주액 차이가 큰 만큼 롯데건설의 순위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롯데건설의 실적 부진은 대형 정비사업장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신 영향이 컸다. 롯데건설은 지난 6일 4800억원 규모 대구 동구43구역 재개발 사업권을 현대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에 내줬다. 앞서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재개발(공사비 4800억원), 경기 의왕 부곡다구역 재건축(3000억원) 역시 각각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 컨소시엄에 뺏겼다. 북가좌6구역에선 자사 최고급 브랜드 ‘르엘’을 꺼내 들었지만 DL이앤씨가 내놓은 ‘아크로’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했다.

롯데건설은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내부 재정비에 나섰다. 각 부서에 흩어져 있는 인력들을 도시정비팀으로 불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보강을 통해 정비사업 전략을 다시 짜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은 막판 총력을 기울여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치인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연말까지 부산 거제1구역 재건축과 광주 지산1구역 재개발에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거제1구역은 롯데건설의 두 차례 단독 입찰로 수의계약이 유력 시 되는 상황이다. 광주 지산1구역에선 극동건설과 2파전을 치르고 있다. 인지도나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올해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 수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남은 사업장을 통해 2조원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