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배기 동생’ 기아···영업이익률 ‘7%’ 고지 또 넘겼다
3분기 영업이익률 7.5% 달성···현대차 5.6%보다 높아 쏘렌토·카니발·텔루라이드 등 고수익 RV 차량 판매 확대···인도서 쏘넷·셀토스 판매 견조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기아가 올해 3분기 7.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불안 등 악재에도 레저용차량(RV) 등 고수익 차량 판매가 늘면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높은 수준의 이익률을 이어갔다.
한국에선 쏘렌토, 카니발이 차종별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에선 텔루라이드, 인도에선 쏘넷·셀토스 등이 선전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27일 기아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매출액 17조7528억원(전년대비 8.8%↑) ▲영업이익 1조3270억원(579.7%↑) ▲당기순이익 1조1347억원(748.8%↑) ▲판매대수 68만4413대(2.1%↓) 등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아는 3분기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이에 따른 생산차질 등 경영환경 악화에도 고수익 RV 차량 판매 확대로 인해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영업이익률이다. 앞서 언급했듯 기아는 3분기 7.5% 영업이익률을 내며 올해 7.38% 이익률을 달성했다. 지난 2분기 기아는 이익률 8.1%를 달성하며 2013년 2분기(8.6%)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기아가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발표한 “2025년 영업이익률 8%”도 조기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제조업들이 5% 안팎의 이익률을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당장 같은 그룹인 현대차도 3분기 영업이익률은 5.6%에 그쳤다. 기아의 경우 현대차 제네시스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없는데다, 아직까지 전기차 판매도 본격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기아가 전세계적으로 고수익의 RV 차량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3분기 기아 RV 판매비중은 58.7%로 전년대비 1.1%p 상승했다.
국내에선 지난 7월 출시한 신형 스포티지 판매량이 전년대비 250% 가까이 늘었으며, 쏘렌토와 카니발은 출고 기간이 6개월 가까이 걸릴 만큼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에선 스포티지와 텔루라이드 판매량이 전년대비 크게 늘며 성장을 견인했다. 3분기 스포티지 미국 판매량은 2만5000여대로 전년대비 11% 늘었고, 텔루라이드도 2만5000여대로 전년대비 19% 증가했다.
또한 미국에선 높은 수요를 바탕으로 인센티브 하락세가 이어지며 수익 개선에 도움을 줬다.
기아 주요 판매 지역인 인도에선 반도체 부족에도 불구하고 쏘넷 판매가 크게 늘며 전체 판매량이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쏘넷 현지 판매 비중은 9.2%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44.7%까지 늘며 셀토스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랐다. 현지에서 인기가 계속되며 주문이 밀린 물량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9월 기준 쏘넷은 3만3000대, 셀토스는 3만4000대 가량 주문이 밀려있는 상태다.
◇ “전세계적으로 차 부족해 난리···수요 대응에 초점”
기아는 고수익의 RV 차량 판매를 확대해나가는 한편, 전세계적으로 늘어난 신차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작년보다 판매가 늘었지만, 당초 내부에서 계획했던 목표치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며 “코로나 영향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쌓이고 있는데 출고를 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텔루라이드를 10만대 증산했지만, 여전히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인도공장의 경우 현재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하고 싶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 때문에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반도체 사태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시간이 지날수록 정도가 완화될 것으로 보여 공급 이슈관련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국내에선 반도체 수급이 원활해질 경우 즉시 특근을 시행할 수 있도록 매주 생산 점검을 시행할 계획이며, 연말 개별소비세인하 혜택 종료 전에 밀린 주문을 해소하기 위해 물량 대응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미국에선 스포티지의 현지 런칭 성공을 위해 온라인 언베일링 행사를 열고, 슈퍼볼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내년 2월에는 EV6를 현지 출시한다.
유럽에선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EV6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EV6는 유럽에서 밀린 주문만 2만4000여대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내년에는 전세계 1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