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만 잘하면’···KB증권, 영업익 ‘1조클럽’ 가입할까
3분기 누적 7236억원 영업익 기록···4분기 2764억원이면 달성 가능 4분기 업황 부진 전망은 부정적 요인···브로커리지 수익이 관건 주장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올해 영업이익 ‘1조원 클럽’을 달성하는 증권사들이 다수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KB증권도 이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올해 3분기까지 72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가시권에 놓인 까닭이다. 다만 4분기 증권업의 전반적인 업황 부진 가능성에 영업이익 1조원 도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23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업황 부진 우려 속에서도 전분기 대비 16.1% 증가한 것이다. 3분기 순이익 역시 1689억원을 기록해 지난 2분기 1533억원 대비 10.1%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수탁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IB(투자은행)수수료와 상품운용 손익이 개선된 영향이었다.
이로써 KB증권은 3분기 누적으로 72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KB증권이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연간 영업이익인 5787억원을 3분기 만에 넘어선 것이다. KB증권은 2018년 2501억원, 2019년 36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꾸준한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KB증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을 달성할 지 여부도 주목된다. 영업이익 1조원은 다수의 국내 초대형IB(투자은행) CEO(최고경영자)들이 목표로 세우고 도전했던 기록인 만큼 상징성이 크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1조원 클럽을 달성하며 금자탑을 쌓은 바 있다.
올해의 경우엔 증권업의 호황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는 증권사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증권사 중에서 미래에셋증권(1조4240억원), 한국금융지주(1조4920억원), 삼성증권(1조2144억원), NH투자증권(1조2648억원), 키움증권(1조968억원)이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2896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2764억원의 영업이익을 남은 4분기에 기록하면 1조클럽을 달성하게 된다. 국내 최상위권 증권사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증권업계 최초 영업이익 1조원 달성 기록은 지나갔지만 은행계열 증권사로서는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남았다는 점에서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IB와 WM(자산관리), S&T(세일즈앤트레이딩) 등 고른 부문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KB증권은 IB에서 시장 점유율이 23%를 넘어서는 DCM(채권자본시장)뿐만 아니라 약점으로 지목받던 ECM(주식자본시장)에서도 업계 1, 2위의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IB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경우 4분기에도 호실적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다만 증권업종 전반적으로 실적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분류된다. 증권사 실적의 1등공신인 증시의 상황이 올해 상반기만큼 좋지 못한 까닭이다. 실제 가파르게 상승하던 증시가 이달 들어 불확실성 증대로 주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증권사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과 연결되는 개인의 일평균거래대금도 올해 1분기 24조5000억원, 2분기 20조2000억원, 3분기 19조3000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으로 3분기 증권사들의 채권 운용손실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현재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들의 경우엔 제한적이었다”며 “결국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유지되는 상황만 만들 수 있다면 4분기 부정적인 전망과 달리 좋은 실적을 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