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치료제 시장서 녹십자·종근당·중외 경쟁···가격경쟁력은?
도매업계 “GC녹십자 제품보다 종근당과 JW중외제약 품목 공급가 저렴” 기존 녹십자 주도에서 3사 경쟁으로 변화···향후 시장 추이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본격적인 독감시즌 개시를 앞두고 독감치료제, 특히 페라미비르 제제 시장에서 GC녹십자와 종근당, JW중외제약의 경쟁이 예상된다. 기존 강자인 GC녹십자에 맞서 종근당과 JW중외제약은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것으로 파악돼 향후 시장 추이가 주목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감이 발생하는 시즌은 매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며, 독감 환자 수가 급증하는 기간은 매년 11월부터 대략 다음해 1월까지다. 이 기간 동안 제약사들은 병의원을 대상으로 독감치료제 영업을 진행한다. 국내 독감치료제는 5일간 경구 투여해야 하는 ‘오셀타미비르’ 제제와 1회 정맥주사로 독감을 치료하는 ‘페라미비르’ 제제로 구분된다.
국내 페라미비르 제제 시장은 GC녹십자가 오리지널 품목인 ‘페라미플루’로 사실상 독주체제를 굳혀왔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제약사는 종근당과 JW중외제약이다. 종근당의 경우 지난 8월 ‘페라원스프리믹스’를 출시했다. JW중외제약도 관계사인 JW생명과학이 제조한 수액 형태 독감치료제 ‘플루엔페라주’를 최근 출시하고 마케팅에 착수했다.
페라미비르 제제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가격’이다. 현재 페라미비르 제제는 비급여 품목이다. 즉,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페라미비르 제제를 처방하는 병의원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관에 따라 가격을 달리해 처방하고 주사제를 놓기 때문에 실제 페라미비르 제제 가격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주사제 형태 독감 치료제에 대해 대략 7만~9만원 사이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각 의료기관이 판단할 문제이고 편차가 존재하지만 최근 흐름은 일단 8만원 전후가 다소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의료 현장에서 직접 독감치료제를 처방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페라미비르 제제를 공급받을 경우 처방비용을 낮게 책정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해당 제약사들은 도매업체와 의료기관에 페라미비르 제제를 공급하는 단가에 대해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다만 도매업계를 통해 페라미비르 제제 공급가격에 대한 궁금증을 일부 해결할 수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복수의 도매업체 관계자는 “제약사가 도매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가격도 차이가 있다”며 “GC녹십자는 3만원 전후 가격대로 도매에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종근당이나 JW중외제약은 상대적으로 낮은 2만원 전후 가격대로 도매업체에 페라미비르 제제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치료제 품질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지만 현실적으로 가격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시장 생리다. 올 들어 신제품을 내놓은 종근당과 JW중외제약이 기존 강자인 GC녹십자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로 승부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과 겨울 코로나19 여파로 독감 환자 숫자가 줄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당장 올해만 영업을 할 것도 아니고 앞으로 매년 독감치료제 시장에서 3개 제약사가 경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