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식 전 한은 총재 노환으로 별세···향년 88세
한국은행 출신에 대우자동차·가스공사 사장 등 역임 금융실명제 정착 앞장
2021-10-16 노경은 기자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김영삼 정부 당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한국은행 총재 등을 지낸 이경식 씨가 1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이 전 총재는 1933년 출생 경북 의성 출신으로, 1957년 고려대 상대를 졸업하고 1981년 미국 미네소타대 대학원을 수료했다.
1957년 한국은행에서 공직을 시작해 경제기획원 기획국장(1971년), 체신부 차관(1976∼1979년)을 거쳐 대우자동차 사장(1987년), 한국가스공사[036460] 사장(1991년) 등 대표도 역임했다.
문민정부 출범 후 초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1993년)에 취임했고, 한은 총재(1995∼1998년)까지 이어 맡아 YS 정부의 대표적 경제 관료로 꼽힌다. 특히 부총리 시절에는 당시 금융실명제 정착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과 함께 한은이 가진 은행감독 기능을 분리하고 한은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만들어 한은 독립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도 꼽힌다.
외환위기 당시 1997년 12월 임창렬 당시 경제 부총리와 함께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 지원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자 이 전 총재는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 대학교의 초빙연구원을 지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8일 오전 11시,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 신세계공원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