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감 ‘IT기업 때리기’···과방위부터 농해수위까지 CEO 줄소환

과방위 증인 놓고 ‘설왕설래’···결론 이르면 내주 나올 듯 여, 이통3사 실무임원···야, 이통3사 CEO 출석 요구 정무위·농해수위 국감엔 김범수부터·김기남까지 대거 채택

2021-09-17     김용수 기자
지난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국회 여당과 야당이 다음달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카카오, 네이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IT 기업들 대표를 증인으로 부를 전망이다. IT 전문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과방위)부터 정무위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까지 IT 기업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함에 따라 업계에서 ‘기업 길들이기’, ‘국회의 갑질’이란 지적이 나온다.

17일 IT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각 상임위는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IT 기업 대표들을 대거 증인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ICT 주무부처를 소관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전날 오후 회의를 열고 의원실별 증인 출석 요청 1차 취합 중간 결과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비롯해 네이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IT기업 대표들이 증인으로 거론됐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중 이동통신3사 증인 신청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실무 담당 임원 출석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이통3사 대표의 출석을 요청한 상황이다. 여야는 증인 출석 관련 추가 논의를 진행한 뒤 이르면 다음주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국회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야당과 어떻게 협의할지 논의했다. 이통사 증인과 관련해서 우리는 실무진들을 부르려고 했는데, 야당과 협의를 좀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과방위에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는 지난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박정호 SK텔레콤, 구현모 KT, 황현식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 대표를 포함한 기업인들을 대거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무위는 김 의장을 상대로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개선을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공세적 인수합병(M&A)으로 인한 골목상권 위협, 과도한 수수료 등을 질의할 예정이다. 정무위는 강한승 쿠팡 대표도 증인으로 채택해 온라인 플랫폼 규제 관련 이슈를 물어볼 계획이다.

과방위와 정무위뿐만 아니라 국회 농해수위도 같은날 전체회의를 열고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 종합감사에 부를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안건을 의결했다. 의결 결과에 따르면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동물용 의약품 온라인 불법 거래 문제’를 신문하겠다는 취지로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대표, 전항일 이베이코리아 대표, 이상호 11번가 대표를 다음달 20일 진행되는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농해수위 증인 신청과 관련해 한 IT업계 관계자는 “동물용 의약품 불법 온라인 거래 문제와 관련된 사전요청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보통 의원실에서 사전에 무슨 내용을 다룰 건지 질의를 하거나 자료를 요청하는데 그것도 없이 일단 (증인 신청을) 채택해 놓고 자료를 내놓으라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감 막바지인 종합감사에 부르겠다고 채택했다. 동물용 의약품 불법 온라인 거래 문제와 관련된 것이라고만 들었을 뿐 그밖에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농해수위는 ‘농업용 초고속 인터넷 보급’ 관련 신문을 목적으로 신용식 SK텔레콤 본부장, 강종오 LG유플러스 담당, 임채환 KT 사업본부장 등을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또 ‘통신판매중개업자 원산지 표시 위반’ 관련해 따져 묻기 위해 김정우 네이버쇼핑 대표를,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을 촉구하기 위해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 등도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