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1 FE’, 출시 일정 오리무중···AP 수급난?
상반기부터 이어진 AP 품귀 해소 기미 안 보여 내년 초 갤S22 출시 시기 다가오는데 시점 고민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S21 팬에디션(FE)’ 공개 일정이 불투명하다. FE는 이달초 공개되고 다음달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부족이 발목을 잡았단 분석이 나온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FE 공개 및 출시 일정 등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출시 여부와 시기에 대해 각 지역과 시장 상황 등 제반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FE는 올초 출시된 ‘갤럭시S21’의 보급형 모델이다. 갤럭시S 시리즈에 준하는 사양이지만, 가격은 갤럭시S21(99만9000원)보다 20% 가량 낮은 70만~80만원대로 예상된다. 전작 ‘갤럭시S20 FE’도 플래그십 성능을 갖추면서 가격은 89만원대에 책정됐다.
문제는 AP 수급이다. AP는 상반기부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부족 현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FE에는 삼성전자 자체 AP인 엑시노스 21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이 탑재되는데, 퀄컴의 AP가 부족한 상황이다. 크리스타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미국 IT 전문매체 씨넷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반도체 산업에서 공급망 위기를 겪고 있다”며 “칩 부족은 2021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FE는 지난 8일 공개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지만, 지금까지 출시 일정이 정해지지 않는 건 AP 수급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조달 이슈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어서 이에 따른 일부 모델별 출시 일정 조정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FE 출시 지연은 AP 수급 영향이 있다”며 “FE는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 바로 밑에 위치해 물량으로 밀어붙여야 하는 모델이다. AP 확보가 중요한데 현재 쉽지는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FE와 관련된 내용은 함구하면서도 “AP 공급이 원활하지는 않다. 최대한 확보해서 제품 공급에 이상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FE 출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를 전략적으로 저울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스마트폰 라인업을 생각해야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내년초 갤럭시S22 출시도 예정돼 있어 출시 시점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현재 폴더블폰 반응이 좋은데, FE가 나오면 마케팅이 양쪽으로 진행된다. 출시 시기가 AP 수급 등과 맞물려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