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K-스타트업들, 글로벌 진출 원한다면 “Try Everything!”
서울시 ‘트라이 에브리씽’ 개최···스타트업 500개·글로벌 스타트업 전문가 200명 온오프라인 참여 “K-스타트업 글로벌 시장서 성장 가능성 높아”···해외 VC 투자 비중 적어 글로벌 진출 ‘발목’ 글로벌 진출한 국내 아기유니콘 25% 불과···“스타트업들이 해외 시장 공략 적극 나서야”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술·비전·열정만 있다면 계속해서 도전하세요.”
전 세계 스타트업 창업가와 글로벌 투자자 등 200여명의 스타트업 전문가가 한 자리에 모였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성장 발판이 돼주겠다는 목표에서다. 이들의 노하우가 국내 스타트업들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 ‘트라이 에브리싱’ 개막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미래지향적 기술을 탑재한 한국 스타트업들이 국제 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서울시는 제도적 지원은 물론 기업들과도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개최한 ‘트라이 에브리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째를 맞았다. 올해 축제는 지난해보다 규모를 늘려 500여개 스타트업과 미국·캐나다·영국 등 15개국의 창업가와 투자자 등 전문가 2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에어비앤비, 코인베이스, 샤오미 등 유수의 글로벌 유니콘을 초기 단계에 발굴한 글로벌 VC(벤처투자자) 전문가 한스 텅 GGV 매니징 파트너는 이날 온라인을 통해 VC 투자 전략을 공유했다.
텅 매니징 파트너는 “그동안 발굴해온 스타트업들이 보여준 공통분모는 명확한 사업 모델과 비전, 가치 창출에 대한 열정”이라며 “나와 같은 VC들은 완벽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텅 매니징 파트너는 에어비앤비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한 비결로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의 탁월한 고객 니즈 파악과 목표 설정을 꼽았다.
그는 “체스키는 전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내 집 같은 편안함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기업의 미션으로 삼았다”며 “앞으로 에어비앤비는 부킹닷컴보다 더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역시 대담자로 참석한 미래학자 피터 디어맨디스 엑스프라이즈재단 회장은 미래를 바꿀 혁신 기술을 강조했다.
디어맨디스 회장은 “인공지능, 바이오테크, 핀테크 등 혁신 기술은 인간이 직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지금처럼 기술, 인재, 자본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시장에서 차세대 혁신 기술을 직접 찾아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부로도 불리는 디어맨디스 회장은 실리콘밸리에서 하이테크 기업 20여개를 세운 기업가이자 미래 기술을 조명한 책 ‘컨버전스 2030’의 저서다.
디어맨디스 회장은 “최근 많은 기업들이 의료영상 판독이 가능한 AI를 개발하고 있다”며 “한국도 AI를 통한 바이오 혁신에 뛰어든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스타트업들의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엔 아직 제약이 많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창업 생태계 분석 스타트업 지놈의 스테판 퀘스터 인터내셔널 컨설팅 총괄팀장은 “서울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투자 자본과 거래 건수가 늘면서 지난 4년간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VC 펀드 규모가 작다”고 분석했다.
지놈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는 다른 국가 도시들에 비해 해외 VC 비중이 작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가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쿠에스터 총괄은 “다만 로컬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어서 서울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견인해왔지만,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성이 중요하다”며 “해외 VC들의 관련 지식과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으로 참석한 JF고디어 지놈 대표는 내수 시장 공략에만 집중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확장 의지가 글로벌 진출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JF고디어 대표는 “한국의 아기유니콘 중에서도 25%만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생태계 발전을 위해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