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반도체 수급난에 아산·울산공장 휴업···출고난 가중될 듯
팰리세이드·그랜저 등 인기차종 생산 중단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아시아 지역 부품업체들이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인기 차종 생산까지 중단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아산공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로 인해 15일부터 17일까지 공장을 휴업한다. 생산 재개는 이달 27일부터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는 지난 9~10일에도 아산공장 생산을 중단했으며, 이후 공장을 재개했으나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결국 정상가동 이틀만에 공장 문을 닫았다.
아산공장에선 현대차 인기 세단인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한다. 이번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두 차종 출고 일정이 밀리면서,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공장도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정상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울산 4공장의 팰리세이드와 스타리아, 그랜드 스타렉스, 포터 생산라인은 전날부터 이틀째 가동을 멈췄다. 포터를 제외한 나머지 차종은 15일부터 생산이 정상화될 방침이나, 포터 생산라인은 17일까지 휴업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잇단 생산 중단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다. 최근 말레이시아 지역의 대형 반도체 칩 조립 업체인 유니셈이 셧다운하면서 세타 엔진용 전자제어장치(ECU)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급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선 3분기내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동남아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자동차 전시회 ‘IAA 모빌리티 2021’에서도 폴크스바겐, 포드, 다임러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반도체 수급 문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2023년은 지나야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생산차질이 계속되면서 현대차·기아 인기 차종 출고도 갈수록 지연되고 있다.
현대차 아반떼는 출고까지 4개월이 걸리며 코나는 3~4개월, 싼타페 가솔린은 4~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투싼은 6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아는 K8의 경우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며, 스포티지와 쏘렌토는 4~6개월, 카니발 5개월 등 대부분 3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를 받아볼 수 있다.
아울러 올해 출시한 전용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와 EV6의 경우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사전 계약 물량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