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하락에 OLED TV 호조까지···미소짓는 LG전자

LCD TV 패널, 상반기 정점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 전환 원자재 매입 비용 감소로 LG전자 TV 수익성 개선 가능 OLED TV 시장 규모 확대도 LG전자에는 호재

2021-09-10     이호길 기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전자가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확대에 미소를 짓고 있다. LCD 패널가가 떨어지면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LG전자는 OLED TV 부문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9월 상반월 TV용 32인치 LCD 패널 평균가격은 69달러로 집계됐다. 전반월(74달러) 대비 6.8% 하락한 수치로 최근 6개월 평균가 중 가장 낮았다. 32인치 패널은 지난 6월 하반월에 88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50인치와 75인치 등 다른 중소형 및 대형 패널도 전반월 대비 각각 3.9%, 1.3% 가격이 떨어졌다.

TV용 32인치 LCD 패널 평균가격 추이. / 자료=위츠뷰,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LCD 패널가, 하락세 이어질 듯···수익성 개선 가능

상반기 이후 LCD 패널가가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수급 불균형이 해소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집콕(집에서 여가를 즐기는 생활)’으로 TV 판매량이 늘어났고, LCD 패널 수요도 증가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그러나 중국 중심으로 패널 공급이 확대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 등으로 TV 수요도 감소하면서 가격이 조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대규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LCD 공급의 대부분을 좌지우지하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을 늘리고 있고, 수요도 예전 팬데믹 수준은 안 되다 보니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널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 교수는 “중국의 LCD 패널 캐파(CAPA·생산력)가 굉장히 많다. 비슷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TV패널은 대형 패널가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며 “이는 오는 4분기 중반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는 LG전자의 LCD TV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 상반기 LCD TV 패널 평균가격은 전년 대비 38.1% 상승했다. TV를 담당하는 HE(Home Entertainment) 사업본부의 원자재 매입 비중 가운데 LCD TV 패널이 62.9%를 차지하는 만큼 패널가가 하락하면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지난 1년간 LCD 패널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최근 이뤄지고 있는 가격 조정만으로 큰 영향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 상반월 TV용 32인치 LCD 패널 평균 가격은 46달러로 지금보다 30% 이상 저렴했다.

LG전자의 83인치 OLED TV. / 사진=LG전자

◇ ‘OLED TV 강자’ LG전자, 시장 규모 확대에 기대

TV시장의 무게추가 OLED 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점도 LG전자에는 호재다. 소자별로 자체발광하는 OLED TV는 뛰어난 명암비를 활용해 섬세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또 패널 뒤에서 빛을 내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더 얇은 모델의 TV를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OLED 패널의 화질 열화나 번인 현상이 단점으로 지목되지만, 최근 기술력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OLED TV 시장 규모는 상승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65만대 수준인 OLED TV 시장은 오는 2025년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OLED TV 금액 비중도 11.7%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이 부문에서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선보인 이후 기술 경쟁력을 키워왔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에 94만여대의 OLED TV를 판매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글로벌 OLED TV 판매량 153만여대 중 61%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의 OLED TV 매출 비중은 30%가 넘는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 관계자는 “OLED TV 쪽은 한동안 안 팔렸다가 이제 성장세를 타고 있는 시장이라 판매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 성향으로 프리미엄TV 수요가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팔리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OLED TV의 수요가 좋기 때문에 LG전자는 이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시장의 변수에 대해 “코로나19 이슈는 TV 수요와 공급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