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 변화 속 승기 잡아라’···디지털 인재 채용에 힘주는 증권사들
토스증권, 테크직군 채용 나서···올해 전체 채용 인력의 70% 이상 규모 미래에셋증권·신한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들도 디지털 인재 뽑아 디지털 경쟁력 중요성 커지면서 향후 인력 충원 적극 나설 전망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디지털이 증권업계 주요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채용 풍경도 달라지고 있어 주목된다. IT(정보통신기술)에 기반을 둔 증권사에서부터 기존 대형 증권사까지 디지털 관련 인력 충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화가 증권사의 생존 필수요건이 된 점이 디지털 인력 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이달 15일까지 ‘테크(Tech) 직군 공개채용’ 서류 접수를 진행한다. 토스증권은 이번 채용을 통해 최대 60명을 뽑을 예정인데 이는 올해 말까지 계획된 채용인력(80명)의 70%가 넘는 숫자다. 이는 그만큼 테크 인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토스증권이 대대적인 채용에 나서는 테크 직군은 개발 직무를 포함한 디지털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 서버개발자, 프론트엔드개발자, 원장개발자를 포함해 데이터분석가, 제품디자이너, 보안엔지니어 등 총 18개 직무에서 채용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토스증권은 올해 하반기 해외주식 서비스 개시와 내년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출시 등 모바일 증권 서비스의 기술적 우위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인재 찾기는 국내 대형 증권사들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디지털 부문과 IT 부문을 나눠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부문은 디지털 기획·추진, 디지털 신사업, 빅데이터, 마이데이터 등 증권사 디지털 혁신과 관련된 사업 부문에 인재 충원에 나선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는 빅데이터, 고객관계관리(CRM),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플랫폼 기획·운영, 디지털마케팅, 증권 고객경험관리, 디지털 전략·기획, 제휴서비스 등 총 8개 분야에서 30여명의 인원을 선발하기 위해 디지털 부문 경력직 공개채용을 지난달 실시했다. 하반기 신입 채용에 나서고 있는 교보증권은 주요 우대사항들 중 하나로 IT 자격증 소지자를 내세웠고 키움증권과 유안타증권, KTB투자증권 등도 앞서 디지털 관련 인재 채용에 나선 바 있다.
이 같은 모습은 과거와 사뭇 다른 채용 트렌드로 해석된다. 과거에는 디지털이 아닌 IT에 국한된 인력을 뽑았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관련 개발 및 전산 운용 인력 충원 수준에 그쳤던 것이다. 컴퓨터 알고리즘을 설계해 투자에 활용하는 퀀트의 대두로 금융공학이나 통계학 전공자 채용이 화두가 되기도 했지만 이 역시 현재 디지털 인력 채용 대비로는 좁은 개념이었다.
이는 그만큼 디지털이 증권사 입장에서 중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 증권사 수장들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화를 가장 큰 해결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고 일부 증권사들은 디지털 관련 조직을 신설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증권업의 디지털화로 인해 기존의 기득권이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는 상황을 맞았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었다.
향후 디지털 인력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에서부터 AI, 빅데이터, 보안 등 증권사들이 챙겨야 할 분야들이 많아지면서 증권 고유의 업무 능력에 더해 디지털 관련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디지털화 역시 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역량인 만큼 인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