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쌍끌이 흥행’ 변수는 AP 공급
3일 ‘갤럭시A52s’ 이어 ‘갤럭시S21 FE’도 출시 AP 수급에 어려움···물량 확보가 관건될 듯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차세대 폴더블폰에 이어 중저가·준고급형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해 쌍끌이 흥행에 도전한다.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의 맹추격을 따돌리고 1위 지위를 공고히 다지겠단 전략이다. 다만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이 스마트폰 공급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오는 3일 ‘갤럭시 A52s 5G(A52s)’를 국내에 출시한다고 2일 밝혔다. 가격은 59만9500원으로 중저가 모델이지만, 갤럭시의 최첨단 혁신 기능을 담아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중저가 라인업 강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격차 벌린다
A52s는 지난 3월 해외 시장에 출시된 ‘갤럭시A52’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초당 120개 화면을 보여주는 120헤르츠(Hz) 화면 주사율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6400만 화소를 포함한 후면 쿼드 카메라가 탑재됐다. IP67 등급의 방수방진도 지원한다.
가성비를 앞세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 지난달 출시된 ‘갤럭시Z폴드3(폴드3)’와 ‘갤럭시Z플립3(플립3)’는 256GB 기준 가격이 각각 199만8700원, 125만4000원으로 고가다. 폴드3 512GB 출고가는 209만7700원으로 더 비싸다. 폴더블폰은 사전예약이 100만건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A52s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찾는 수요층도 끌어들이겠다는 목표다.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8일쯤 갤럭시S21의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21 팬에디션(FE)’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제품의 예상 가격은 70만~80만원대로 A52s와 플립3·폴드3의 중간에 해당한다. 중저가, 준고급형, 프리미엄폰 신제품을 동시 다발로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입지는 불안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8%로 1위를 유지했으나 2위인 샤오미(16%)와의 격차는 2%포인트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20%), 2위는 애플(14%)이었고 샤오미(10%)는 3위였다. 그러나 샤오미가 유럽과 인도 시장에서의 강세를 발판 삼아 약진하면서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런 상황에서 샤오미와 애플 모두 신형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해 삼성전자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샤오미는 ‘11T’, 애플은 ‘아이폰13’을 이달 중순쯤 각각 공개할 예정이다. 미11T는 미드레인지급, 아이폰13은 하이엔드 제품이어서 각 시장에서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핵심은 AP 공급···“비메모리 수급이 키포인트”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모델 다양화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는 중저가 라인업 강화가 점유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반도체 공급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김양재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켓 쉐어에 유의미한 차이를 낼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점유율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A52s나 FE는 물량이 많은 제품인데, 최근 시스템반도체가 부족해 스마트폰 생산이 잘 안 되는 상황이다. 시스템반도체 수급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키포인트”라고 전망했다.
전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제품 출시보다도 물량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SK증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7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1억760만대를 기록했다며 “4월부터 불거진 반도체 부품 공급부족 영향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특히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조달이 원활하지 않다. AP는 중앙처리장치로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다. 삼성전자는 당초 FE를 갤럭시Z 시리즈와 함께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AP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업체들이 새로운 모델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들 AP가 없어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시스템반도체를 잘 확보하는 업체가 출하량을 늘릴 수 있다”며 “애플이나 샤오미도 AP를 확보해서 물량을 뽑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