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IPO자금 카카오페이증권 집중투자···한투 미니스탁과 1차전
1조200억 공모자금 중 2820억 증권에 투자···공모가 상단시 1.5배 상향 12월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 개시···2022년 신용융자 및 연금저축 서비스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카카오페이가 정정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구체적인 카카오페이증권 투자계획 및 사업로드맵을 공개했다. 카카오페이는 희망공모가하단(6만원)기준 1조200억원의 공모자금 가운데 2820억원을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에 투자한다.
일단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말에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외주식 소수점거래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MTS앱 ‘미니스탁’과 정면대결이 예상된다.
내년에는 신용융자 및 연금저축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고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WM(자산관리)도 준비하고 있다.
◇ 해외주식 소수점거래로 미니스탁 '정조준'
2일 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안에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내놓는다.
소수점거래는 주식거래의 기준을 1주가 아닌 소수점 단위로 가능하게 해 소액으로 주식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현재 국내 주식은 상법상 거래단위를 1주로 규정했기에 소수점 거래가 어렵지만 금융위원회는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두 증권사에 해외주식 소수점매매 서비스를 2년간 허용해줬고 최근 신한금융투자의 허가기한을 2년 더 연장했다.
금융당국은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가능 증권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금융위원회, 금융투자협회 및 한국예탁결제원 등과 협의를 하고 있으며 2021년 9월을 전후하여 한국예탁결제원이 금융위원회에 신청하면 카카오페이증권을 포함한 희망 증권사를 대상으로 해외주식에 대한 소수점매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근거로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12월부터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 진출은 한국투자증권의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MTS앱 미니스탁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니스탁은 해외주식을 소수점 이하 6자리까지 쪼개 매매가 가능한 앱으로 지난해 8월 출시됐다. 미니스탁은 출시 이후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시장을 주도하면서 최근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2030세대의 비중은 75%에 달한다.
미니스탁은 거래가능한 주식 종목 수를 꾸준히 늘려왔고 유명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등도 거래가 가능하게 했다. 현재 430여개 종목에 대해서 거래가 가능한다.
정확한 거래금액은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최근 금융당국 발표에 따르면 전체 해외주식 소수점거래이용자는 총 74만명으로 총 8577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들어서는 월별 이용자수가 지난해 대비 2배로 늘어났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진출과 관련해 추가 계좌개설 등 불편한 과정을 생략하고 단순하고 직관적인 UI를 구현함으로써 주식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의 금융소비자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 신용공여·연금저축도 진출···자본확충 빨라지나
카카오페이증권은 해외주식소수점 거래를 시작으로 주식, 신용대출, 연금저축 시스템 등을 순차적으로 개시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 WM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주식매매 등과 연계된 신용융자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500만명 이상인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보유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주식매수를 위한 단기대출 서비스를 출시해 이자수입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용융자서비스는 자기자본 한도 내에서 가능하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두 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1042억원까지 늘렸는데 카카오페이는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의 상당수를 카카오페이증권 유상증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정정제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희망공모가범위로 6만~9만원을 제시했고 이에 따른 공모금액은 1조200억~1조5300억원이다. 카카오페이는 희망공모가범위 하단인 6만원을 기준으로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1000억원씩 카카오페이증권에 유상증자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공모가가 희망공모가범위 상단인 9만원이나 그 이상으로 정해지면 카카오페이의 유상증자 규모도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단순히 공모금액과 유상증자 규모가 비례한다고 가정하면 카카오페이증권의 자기자본 확충규모는 4200억원 이상이다.
카카오페이의 공모가 및 공모규모는 이달 29~30일 진행되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확정된다. 이후 다음달 5~6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하고 10월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모자금을 활용해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의 리테일사업 확장을 위한 자본확충을 가속화할 계획”이라며 “업계 후발주자로서 빠르게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발 빠른 자본확충을 통한 사업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