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먹튀 논란’···판매 이커머스·금융사 책임론 대두

이용자 “부실 검증으로 판매·제휴···일 터지니 나몰라라” 이커머스 “상품 판매 경로 제공했을 뿐···환불 어려워”

2021-08-15     김희진 기자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결제플랫폼 회사 '머지포인트' 본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가입자들이 모여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20% 할인 상품권으로 인기를 끈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가 서비스를 기습적으로 대폭 축소하면서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이커머스와 제휴를 진행했던 금융사들에도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머지포인트 피해자 모임’ 카페에는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와, 공동으로 머지포인트 판매 이벤트를 진행한 이커머스 업체를 비판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또 관련 기사에는 비난 댓글도 적지 않다.

이용자들에 따르면 티몬, 위메프, 11번가, 지마켓 등은 수시로 다양한 ‘딜’과 추가할인을 내세워 머지포인트를 대량 판매했다.

일부 구매자들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검증 책임을 방기하고 머지포인트 판매에 열을 올렸으면서 사태가 터진 후에는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커머스들은 앱에 머지머니로 등록된 머지포인트는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칙적으로 판매 상품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다는 게 이커머스 업체들의 입장이다. 

이용자들은 머지플러스 운영 방식 등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하지 않은 채 제휴를 진행한 금융사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카드에서 운영하는 하나멤버스는 머지플러스와 제휴로 머지플러스 구독 연간권을 판매했다. KB국민카드도 머지포인트 이용에 집중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하반기에 출시하기로 올해 6월 머지플러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커머스와 금융사 등은 머지플러스가 보유한 ‘100만 가입자’에 주목해 제휴·협약을 추진했지만, 필요한 사업자 등록을 마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머지플러스가 미등록 상태로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해 사태가 지금처럼 커졌다는 지적이다. 머지포인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금융당국은 도대체 뭘 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머지플러스는 지난 14일 밤 9시 20분쯤 온라인 환불 신청자를 상대로 ‘2차 환불’을 진행했으며, 17일에 환불이 재개된다고 공지했다. 실제로 피해자 모임 카페에는 전날 밤부터 15일 새벽까지 환불을 받았다는 글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