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마다 굿즈 대란, 신세계의 스타벅스 활용법
스타벅스가 매년 선보이는 한정판 굿즈, 첫날부터 완판 신세계, 스타벅스 최대주주 등극···향후 상장까지 나설 듯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을 추가 인수하면서 스타벅스 최대주주가 됐다. 스타벅스는 신세계그룹 주요 계열사와 협업 마케팅을 하는 동시에 캐시카우로서 매출을 극대화하는 카드로 사용돼왔다. 신세계는 장기적으로 스타벅스 상장을 염두에 두고 100% 자회사로 만들 것으로 관측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올해 또 굿즈 대란을 일으켰다. 이번 여름 굿즈는 스타벅스가 자동차 브랜드 미니(MINI)와 협업해 만든 시즌 음료 및 기획상품이다. 스타벅스는 이번에도 한정 수량으로 기획해 매장 오픈 전에 미리 가서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을 일으켰다. 출시 첫날인 지난 3일, 굿즈 80% 이상이 소진됐다.
이 외에도 스타벅스는 매년 e프리퀀시 굿즈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굿즈를 얻기 위해 수백잔에 달하는 음료를 주문한 사람들, 연일 새벽마다 오픈런을 뛰는 사람들 등 진풍경도 매년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스타벅스를 향한 애정도 크다. 스타벅스를 국내에 들여온 정 부회장은 그동안 ‘국내 1호팬’을 자처하며 스타벅스코리아 유튜브에 출연하며 좋아하는 스타벅스 음료 3가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정 부회장이 개인 인스타그램에 골프용품 퍼터를 스타벅스로 커스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자체적으로 굿즈를 선보일뿐 아니라 신세계그룹 주요 계열사와 협업하며 그룹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매년 2조원을 가까이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스타벅스는 코로나19로 외식업 및 카페전문점들이 고전하고 있을 때 유일하게 꿋꿋히 실적을 올린 기업이기도 하다.
특히 스타벅스의 최대주주가 된 이마트의 전망도 밝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지난달 27일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 50% 중 17.5%를 추가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세계그룹은 기존 지분 50%를 포함해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 67.5%를 보유하게 된다. 잔여 지분 32.5%는 싱가포르 국부 펀드인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인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유안타증권은 스타벅스가 이마트 연결실적에 편입되면 올해 이마트 영업이익 전망치가 기존 6207억원에서 8786억원으로 25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는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KB증권도 올해 4분기부터 스타벅스 편입효과로 이마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0%, 50%가량 늘어날 것으로 봤다.
신세계그룹은 “상장은 먼 얘기” 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장기적으로 GIC와 함께 스타벅스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스타벅스 지분 추가 인수 계약에는 상장 관련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지분을 더 추가하거나 GIC와 함께 스타벅스 상장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가 안정적으로 스타벅스 지분율 확보에 나선 만큼 그룹내 제조부문 및 유통망과의 전략적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타벅스 추가 지분 확보에 따라 이마트 영업이익도 같이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장 신세계가 상장을 추진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능성이 높다”며 “일단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W컨셉 등 많은 기업을 인수해 재무적 리스크가 큰 만큼, 스타벅스를 통해 관련 리스크를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