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Coin] 아마존 발언에 시세 '출렁'…국내 신규투자자 수 ‘급감’
'김치 프리미엄' 현상도 약화돼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지난 한주(26~30일) 비트코인 시세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T) 기업 아마존의 발언에 출렁였다. 최근 각국 정부들이 가상화폐 규제를 강화한데 이어 한 기업의 발언에 시세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좋지 못하자 가상화폐 열기도 식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비트코인은 지난 26일 오전 6시 현재(한국시간 기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1.39% 상승한 3만4389달러를 기록했다. 5일 연속 상승세다. 지난 5월 12일 이후 처음으로 50일 동안 평균가격(이평선)을 회복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회복한 이유로는 머스크의 발언이 꼽힌다. 머스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콘퍼런스 ‘더 B 워드’ 행사에 참석해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비트코인의 채굴 방식이 친환경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앞서 그는 지난 5월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많은 환경 파괴가 일어난다는 이유로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를 돌연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아마존의 암호환폐 시장 진출 논란으로 시세는 출렁였다. 아마존은 지난 24일 구인광고를 통해 “아마존 결제팀이 디지털 화폐 및 블록체인 전문가를 고용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에 비트코인 시세는 일제히 급등했다.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아마존은 26일 로이터 통신을 통해 "가상자산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포함한 추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가상자산이 아마존 고객들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탐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추가 입장을 내놨다.
아마존이 비트코인 도입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발언을 내놓자 가상자산 시장은 급락했다. 27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장중 4599만2000원까지 치솟았지만 불과 9시간 만에 4205만원까지 하락했다.
가상화폐 시장이 정부 규제 강화와 함께 CEO, 글로벌 기업의 발언에 출렁이자 시장의 활기도 꺾이는 모양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4대 거래소에서 실명 계좌를 개설해 새로 가입한 투자자는 12만865명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었던 4월(164만9020명) 대비 13분의 1 수준이다. 지난달 계좌 예치금도 순유출(―2조 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 각국의 정부는 가상화폐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비트코인 채굴에 전력이 크게 소모돼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방해가 된다는 판단에 따라 채굴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준비하는 점 기존 가상화폐 채굴을 금지하는 이유로 꼽힌다. 터키 정부는 최근 비트코인 사용을 금지했다.
코로나 재확산도 시장 활기 저하의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델타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1000명대의 확진자 수가 계속되고 있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코인 투자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불리던 현상도 조금씩 약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한동안 국제 시세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국내 시장의 비트코인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낮은 수준에 거래됐다. 지난 28일 오전 한 때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 가격 대비 약 20만원 더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 가격보다 낮게 거래된 것은 지난 2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