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도 줄줄이 ‘역대급’ 실적 달성했지만···하반기는 ‘걱정’
올 상반기 5개 전업계 카드사 순이익 39.8% 급증 코로나19 기저효과 및 비용절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 영향 기준금리 인상 및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등 하반기 악재 ‘산적’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국내 금융지주들이 연이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과 삼성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 역시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다. 다만 비용절감 노력에 따른 ‘불황형 흑자’ 영향이 있는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등의 악재가 남아있어 하반기 실적은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1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8%(3320억원)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이날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카드의 경우 상반기 기준 367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1년 새 21.4%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도 각각 26.7%, 54.3% 증가한 2822억원, 2528억원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들 중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낸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는 상반기 기준 14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117.8% 급증했다. 우리카드 역시 전년 대비 52.5% 증가한 1214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업계의 이같은 호실적은 전반적인 소비회복과 함께 할부금융·리스 등 사업다각화 및 비용절감 노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전반적인 소비회복세가 나타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들었다”며 “할부금융, 리스업 등 신용판매 외 다양한 부문에서의 수익원 창출과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용 효율화도 실적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카드사들의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대손충당금은 부실이 예상되는 채권을 회계상 비용처리하는 금액이다. 신한카드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10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줄었으며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1년 새 각각 1603억원, 820억원으로 1년새 25.0%, 24.8% 감소했다. 하나카드도 11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 삼성카드 역시 18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줄었다.
다만 카드사들은 상반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지 못하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저효과와 비용절감 노력에 따른 ‘불황형 흑자’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과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등 악재도 예고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카드사들은 조달금리가 올라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번 호실적을 근거로 하반기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과정에서 추가 인하 압박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 악화도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