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만 대박?’···KB증권, ‘선제투자’ 플래티어·딥노이드 상장 기대감도↑

1년 전 투자로 지분 확보···각각 10억원 규모 따상 시 초대형IPO 주관 수수료 못지 않은 성과 가능 매각 제한 걸려 있어 상장 이후 주가 추이 주목

2021-07-26     송준영 기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KB증권이 카카오뱅크 IPO(기업공개)에 이어 플래티어와 딥노이드 상장 주관을 통해서도 이른바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들 IPO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KB증권이 프리IPO(Pre-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두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주가 향방에 따라 투자 차익까지 거둘 수 있는 까닭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내달 상장을 목표로 디지털 플랫폼 기업인 플래티어와 의료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인 딥노이드 IPO 주관에 나선다. 시장 주목도에 있어선 올해 하반기 최대어인 카카오뱅크에 가려져 있지만 KB증권 입장에서는 성과가 유동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IPO로 꼽힌다. 

실제 KB증권은 지난해 7월 플래티어의 상환전환우선주를 9억9980만원 규모로 투자에 나선바 있다. 해당 상환전환우선주는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를 거치며 올해 3월 보통주로 전환됐다. 이에 따른 KB증권 보유 물량은 20만2800주로 공모 후 기준 전체의 2.5%에 해당한다.

플래티어 희망 공모가 밴드 8500~1만원, 딥노이드 희망 공모가 밴드 3만1500~4만2000원. 자료=각사 증권신고서. 세부 내용은 향후 일정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 표=이다인 디자이너.

플래티어의 희망 공모가 밴드(8500~1만원) 상단을 기준으로 했을 때 KB증권의 지분가치는 20억2800만원으로 이미 1년 전 대비 두 배 넘게 상승한 상태다. 만일 오는 30일 시작되는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에서 결정되고 상장일 ‘따상’(공모가 두 배에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기록)을 기록할 경우 지분가치는 52억원 수준으로 초기 투자금액 대비 5배가 넘는 성과도 가능하다. 

여기에 상장주선인의 의무인수분을 포함하면 수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 KB증권의 플래티어 상장주선인의 의무인수분은 5만4000주로 따상 시 가치는 약 14억원이 된다. 인수 금액인 4억5900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억원에 가까운 차익이 가능하다. 이밖에 인수 수수료(4억698만원, 수요예측에 따라 바뀔 수 있음)와 청약 수수료도 수익에 더해진다.

내달 2일 수요예측에 돌입하는 딥노이드 역시 KB증권이 선제적인 투자에 나섰던 기업이다. KB증권은 지난해 9월 딥노이드의 제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전환상환우선주를 취득했다. 이 역시 무상증자와 보통주 전환을 거쳐 현재 KB증권은 3만9390주(공모 후 기준 0.85%)를 보유한 상태다. 해당 지분은 현재 공모가 밴드(3만1500~4만2000원) 상단 기준 16억5400만원으로 취득 가액(9억9974만원) 대비 65% 가량 높다. 

KB증권 입장에선 단순 IPO 주관에 따른 수익 보다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상황을 맞은 것이다. 다만 이들 지분 모두 매도 제한에 걸려 있다는 점에서 상장 이후 주가 추이가 더욱 중요하다. 플래티어의 경우 사전에 확보한 지분의 매도 제한 기간은 상장 후 1개월이다. 딥노이드는 사전에 투자한 지분의 매각 금지 기간은 6개월로 플래티어보다 길다. 상장 주선인분 물량은 두 회사 모두 3개월씩 매각 제한이 걸려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 수수료 수입만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쉽지 않다고 느낀 증권사들이 상장 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KB증권 역시 4~5년 전부터 이 같은 전략을 써왔다”며 “상장 후 주가가 오를 경우 초대형 IPO 주관 수수료 수익이 부럽지 않은 성과를 낼 수도 있지만 주가가 내릴 경우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