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투자증권, 카카오뱅크 청약 첫날 혹평 리포트 '눈길'

"프리미엄 과도하다" 투자의견 '매도'···적정주가 2만4000원 제시 "장외주가는 어이없는 수준" 혹평···청약자제 당부 상장 은행 평균 PBR이 0.37배인데 카카오뱅크 PBR은 공모가 기준 8.9배 지적

2021-07-26     이승용 기자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카카오뱅크 공모청약 첫날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강한 어조의 ‘매도’ 리포트를 발표하며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모청약 신청 자제를 요청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뱅크 공모가는 프리미엄이 과도한 수준”이라며 투자의견 '매도'와 목표주가 2만4000원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카카오뱅크 공모가 3만9000원보다 1만5000원(-38%)이 낮은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경쟁사 대비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는 공모가기준 상장 후 시가총액이 1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른 카카오뱅크의 PBR은 3.3배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상장 은행의 평균 PBR이 0.37배인데 카카오뱅크는 8.9배의 프리미엄을 받는 상황”이라며 “기존 상장 은행의 PBR의 심각한 저평가상태를 감안해도 금융권 내에서 자기자본이익율(ROE) 대비 PBR 1.0배 이상이 없다는 점에서 프리미엄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공모가 대비 두 배 가량 높은 카카오뱅크의 장외시장 가격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카카오뱅크는 15일 기준 장외시장에 주당 8만2000원에 거래됐다. 이에 따른 카카오뱅크 장외 시가총액은 34조원이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상장 은행 시가총액 합계가 20일 기준 74조원임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의 장외시장 가격은 어이없는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7월 기준 일평균 체결건수 및 수량은 각각 26건 및 776주에 불과하다"며 "개인간 장외거래로 협의과정에서 거래가격 및 수량은 변경될 수 있어 거래투명성 확인이 불가하며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프리미엄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비이자이익을 확대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이익의 핵심은 이자이익인데 주택담보대출은 담보대출이기 때문에 금리가 낮고 중장기 대출이라는 점에서 소액 요구불예금 비중이 높은 카카오뱅크 조달구조 변경도 필요하다”며 “자영업자 대출 및 중금리대출 확대는 순이자마진(NIM) 상승에는 긍정적이나 대손이 증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시총을 가진 신한지주의 올해 예상되는 비이자이익 규모가 3조4000억원에 달하지만 카카오뱅크 비이자이익은 3년 뒤 예상치가 827억원에 불과하다"며 "과도하게 선반영된 현재의 기업가치를 감안하면 투자자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할 때 주가하락 폭은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청약 자제와 함께 저평가 매력이 큰 기존 은행주를 보다 안전한 투자를 위한 가이드로 제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