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강세 1위 노원구, 재건축 사업선 단지별 엇갈린 희비

상계주공7 예비안전진단 통과·태릉우선은 정밀안전진단 통과 실패

2021-07-23     노경은 기자
재건축 추진 절차 및 최근 노원구의 안전진단 통과 여부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노원구 재건축 추진단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단지는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지며 집값 상승에 더 힘을 받는 반면, 또 다른 단지는 안전진단 돌부리에 넘어져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는 지난 20일 예비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으며 조건부 통과됐다.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예비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이나 E등급(확정)을 받아야 한다. D등급이 나오면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한차례 더 통과해야 하지만 일단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단지 주민들은 고무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1988년 준공하며 만 33년이 넘은 이 단지는 총 21개동, 최고 15층, 2634가구로 구성된 대단지로 전용면적 기준 58~105㎡로 구성돼 있다.

7단계의 예비안전진단 통과로 상계주공 가운데 다음 단계인 정밀안전진단을 받을 수 있는 사업장은 1,2,3,7,9,11,13,16단지 등 총 8곳이 됐다. 이처럼 노원구 재건축 단지가 주목받는 까닭은 재건축 단지가 많은 다른 지역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규제완화를 약속하면서 재건축 단지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듯 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곧바로 재건축 단지가 많은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등 주요 재건축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노원구만 거래가 자유로운 편이다.

이처럼 노원구 내 적지 않은 단지들은 재건축 추진 기대감에 서울 집값 오름세를 부채질 하고 있지만 또 다른 재건축 추진단지인 태릉우성은 재건축 추진 열기가 싸늘히 식어가고 있다. 이달 중순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C등급은 유지 및 보수에 그쳐야 하는 수준이어서 재건축 사업이 불가하다. 지난달에는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도 적정성 검토에서 재건축 불가 처분을 받았다.

노원구는 이번 주 집값이 지난주 대비 0.35% 올라 15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노원구 내 재건축 추진 사업장 가운데 가장 오래돼 대장주 역할을 하는 태릉우성의 재건축 추진이 좌초되면서 집값 오름세가 한차례 꺾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일각에서는 일부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멈춰 서자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구조안전성 평가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현행 기준은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위해 지난 2018년 기존 20%이던 구조안전성 배점 비중을 50%로 상향 조정한 이후 3년째 유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재건축 구조안전성 비중을 완화해 민간 주택공급이 늘어나도록 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만 정부는 공급확대에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안전진단평가 기준 완화에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기준 완화로 재건축 추진 단지가 늘어나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은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데 이를 억제하면 해당 단지의 가격 안정은 거두겠지만 인근으로 풍선효과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급이 이뤄져야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만큼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고 속도를 조절해 공급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