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열기 식자 증권사 실적 성장세도 ‘주춤’···하반기 ‘불안하네’
2분기 실적 전분기 대비 부진 전망···전년 동기보다 낮은 사례도 나올 듯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 하락에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감소 영향 증시대금 증가 요인보다 하락 요인 많아···다른 부문 실적 성장 나와야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호실적을 견인했던 위탁 수수료의 수익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올해 1분기와는 달리 2분기 들어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감소한 영향이다. 다른 부문의 수익 증대 없이 거래대금 감소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증권사 실적 기대감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은행지주사 계열 증권사를 시작으로 증권업계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공개되고 있다.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대부분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호조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들의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불안 요인들이 관측되고 있다. 그동안 실적 호조를 이끌었던 수탁수수료 감소세가 나타난 것이다. 실제 KB증권은 올해 2분기 전분기 대비 30.45% 감소한 15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2022억원을 기록했던 수탁수수료 수익이 2분기 들어 1639억원으로 감소한 영향이었다.
NH투자증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NH투자증권 역시 2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170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 가량 감소했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의 자산 손상 처리한 비용 중 일부가 반기 재평가를 통해 환입된 영향 등으로 2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5.1% 증가한 2574억원을 기록했다.
다른 주요 증권사들 역시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은 1분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6곳(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금융지주·메리츠증권·키움증권)의 2분기 합산 순이익 컨센서스는 1조26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순이익(1조7109억원) 대비 25.9% 감소한 수치다.
이들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배경에는 증시 거래대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코스피와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원 수준으로 1분기 33조3000억원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가파른 상승 보다는 횡보하는 모습을 보여왔고 추가적인 상승 기대감이 많이 떨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하반기 실적 역시 수탁수수료의 영향력이 클 수 있다는 데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증권사 57곳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2조52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8% 늘어났다. 전체 수수료수익 중 수탁수수료 비중은 55.4% 수준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유입이 시작되기 전인 2019년 4분기 33.6%에서 크게 확대된 상태다. 이에 수탁 수수료가 감소하게 되면 역기저 현상으로 실적 감소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
결국 증시대금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다른 부문에서 호실적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평가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의 가파른 상승 흐름에 따른 부담과 금리 인상, 코로나19 재확산 이슈로 거래대금 증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IB(투자은행)을 비롯한 다른 부문에서 어떤 성과를 낼 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각사의 역량이 뚜렷이 드러나는 부분으로 증권사별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