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폐점 여파···10% 이상 직장 잃었다

폐점 전부터 이미 매장 철수 들어가 휴직·사직 대상자 중 중국인·교포 많아

2021-07-20     변소인 기자
지난 10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모습. / 사진=방문객 제보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지난 17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문을 닫았다. 그리고 직원들은 갈 곳을 잃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강남점이 코로나19로 영업 부진에 시달리자 결국 강남점 영업을 중단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진한 곳을 정리해서 손실을 줄여야 했다. 현재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과 부산점, 인천공항점만 운영하고 있다.

3년 만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문을 닫으면서 많은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0일 기준 강남점 전체 면세점 직원 가운데 10%는 권고사직 등을 당했다. 이미 강남점이 문을 닫기 전부터 일부 매장은 철수를 마쳤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면세점 업계 피해로 여력이 없어 직원을 포기하고 있었다.

지난 10일부터 일을 그만둔 A씨는 현재 휴직 상태다. 당장 향후 채용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A씨는 “그래도 권고사직은 아니어서 다른 면세점이나 백화점 쪽으로 순환 배치를 받을 것 같다”면서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에서 지금은 오히려 쉬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디에프에서는 면세점 직원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해당 브랜드 소속이다. 협력업체가 면세점에 입점해서 운영해 왔다. 신세계디에프에서는 명동점 등으로의 순환 배치를 업체 쪽에 권유하고 있지만 여력이 없는 업체들의 경우 직원 수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입점 브랜드들은 강남점 철수 결정 전부터 채용을 줄여왔다”며 “면세점 매출이 좋아서 모든 직원들이 계속 근무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현재 면세점 상황이 좋지 않아 직접 고용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명동의 시내 면세점의 경우 중국 따이공들이 활발하게 구매를 하면서 매출이 나오고 있다. 명동 근처에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신라면세점 서울점 등 굵직한 면세점이 인근에 있어 많은 물건을 구매하는 따이공들은 동선을 줄일 수 있는 이 지역을 더 선호한다. 따라서 비 선호 지역에 위치한 시내 면세점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직원들에 따르면 소규모 회사의 경우 권고사직을 많이 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중국인, 교포인 직원들이 많이 사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경우 코로나19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곳이 따로 없어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휴직 수당을 지급하며 휴직을 권유하는 업체도 있었다. 실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에서 일했던 한 매니저는 휴직수당을 지급받으면서 현재 일을 쉬고 있다고 알려왔다. 이 매니저는 “사실상 거의 절반 정도가 일을 쉬고 있는 상황”이라며 “절반 정도는 백화점 등으로 옮겨갔지만 나머지는 휴직, 사직으로 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