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신도시 분양가, 주변 시세와 저울질 해보니···‘싼 거 맞나?’

신축 장점 있지만 구축 아파트 6월 실거래가와 동일한 수준 노후 아파트 대비 1억원 이상 비싸기도···‘시세 상승 부추겨’ 지적도

2021-07-07     노경은 기자
사전청약 진행 앞두고 있는 3기신도시 일부 지역 분양가와 인근 실거래가 비교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정부가 이달 중순 3기신도시 사전청약을 앞두고 분양가를 공개하면서 시세 파악에 나서는 예비청약자들이 늘고 있다. 정부가 3기신도시 분양가를 인근 시세 대비 60~80% 수준으로 책정한다고 공언했기 때문인데, 일각에서는 신축아파트라는 장점을 제외하고 나면 시세 대비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기신도시 사전청약의 첫 사업지인 계양지구에서는 귤현동, 동양동, 박촌동, 병방동, 상야동 일대 333만㎡ 규모에 약 1만7000호(3만9000명 인구 수용)가 공급된다. 인천 계양 3기신도시 분양가는 전용 59㎡ 3억5000만~3억7000만원, 74㎡는 4억 5000만~4억7000만원에 책정됐다.

인근에서 지난달 실거래 된 아파트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박촌동 한화꿈에그린 동일평형은 3억7500만원에, 동양동 한진해모로는 3억6000만원에, 병방동 학마을 서해아파트는 3억4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정부가 책정한 분양가와 같은 값이다. 세 단지는 준공한지 20년 안팎의 500세대 안팎의 중소형 단지여서 노후했다는 단점은 있다.

동양동 일대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달 들어 이 일대 시세를 묻는 문의전화가 많다”며 “3기신도시 분양가와 비교해보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3기신도시가 신축이라는 장점 외에는 가격이 저렴하다거나 하는 등의 경쟁력이 있다고 와닿진 않는다”며 “입주 시기 불확실성 등을 감안하면 구축도 내집 마련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지구는 지난달 보상협의를 마무리하고 현재 수용재결 절차를 준비 중이다. 다만 토지감정 재평가를 요구하는 주민이 속출하고 있고, 수용재결이 진행되고 나더라도 행정소송이 일거나 이주 및 철거 과정에서 갈등이 이어지면 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천 계양지구 뿐 아니라 또다른 3기신도시 지역인 남양주 진접읍 역시 마찬가지다. 3기신도시 분양가가 입주를 앞두고 있는 신축 분양권 대비 저렴한 편이지만 구축 아파트보다는 크게는 1억원 이상 차이 날 정도여서 시세 상승만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남양주 진접읍 3기신도시 전용 59㎡ 분양가는 3억4000만~3억6000만원인데, 이는 같은 진접읍 내 정광산호 동일평형이 지난달 2억6800만원에 실거래 된 것에 비해 1억원이나 비싸다. 진접읍 내 신동아아파트 동일타입도 지난달 2억3800만원에 실거래 된 바 있다. 입주를 압두고 있는 진접읍 더샵퍼스트시티 분양권의 시세는 4억원인데, 이에 비해선 3기신도시 분양가가 10~15% 가량 저렴한 편이다. 다만 청약준비, 당첨 불확실성, 입주까지 남은 긴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사전청약을 할 만큼 우수한 조건인지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3기신도시 책정 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세보다 높은 3기 신도시 분양가로 인해 집을 내놓았던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