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하반기 조직개편도 '디지털·소비자’

비대면 거래 전담 조직, 융합조직 등 신설 상품판매 전 과정 모니터링 조직 추가···'금소법' 대응

2021-07-03     유길연 기자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시중은행의 하반기 조직개편도 ‘디지털’과 ‘소비자보호’에 방점이 찍혔다.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깐깐해진 법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하반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비대면 선호고객 고객경험 강화’,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가 핵심 키워드다.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고객을 전담 관리하는 ‘WON컨시어지영업부’가 신설된다. 전담직원이 고객과 1:1로 매칭돼 금융상담부터 상품추천, 상품가입까지 영업점과 동일한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인공지능 상담시스템이 내년 초 도입되는 점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단순업무가 인공지능(AI)상담봇으로 대체돼 고객상담 업무가 효율성이 올라가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별 최적의 금융 상품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디지털PB팀’과‘비대면PB사업팀’도 선보인다. 고액자산가 고객의 비대면 자산관리 상담을 담당한다. 자산관리 전문 상담인력을 배치해 고객 별 투자성향에 맞는 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맞춰 ‘소비자보호점검팀’도 새로 조직된다. 금융상품 개발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소비자권익보호를 위한 업무를 담당한다. 

NH농협은행의 하반기 조직개편 키워드도 디지털, 소비자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융합센터’를 신설했다. 사업부문과 IT개발부문을 융합한 공동업무 조직이다. 두 부문의 업무가 유기적으로 진행되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농협은행의 디지털전환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스마트뱅킹, 기업디지털뱅킹 융합센터가 우선 설립된다. 두 신설 조직을 통해 고객의 앱 리뷰, 제안사항 등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벤치마킹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빠르게 개선할 계획이다. 특히, AI 융합센터는 권준학 농협은행장이 취임 초부터 강조해왔던 분야로, 각 부서가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농협은행은 소비자보호지원단을 신설해 소비자보호 관련 조직의 운영을 내실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한다. 올해 초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의 권한 강화 및 인원 보강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데 이은 조치다. 

권 행장은 “농협은행은 금융권에 대한 높아진 금융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개발조직을 융합하고 소비자보호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조직운영 및 조직문화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으로 고객·현장 중심 경영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으로 시중은행은 디지털화 속도를 더 끌어올리고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뜯어고쳤다. KB국민은행은 금융플랫폼 기업 대전환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플랫폼조직을 신설하는 등 큰 폭의 변화를 줬다. 신한은행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디지털화를 진행한다는 전략 아래 경영진 직위 체계를 줄였다. 하나은행도 3S(심플, 스피드, 스마트) 원칙 아래 조직을 팀 중심으로 개편했다. 하나은행은 업계 최초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도 신설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업 도전이 더욱 거세지고 있고 금소법 시행으로 법률 환경도 깐깐해지고 있다”라며 “이에 디지털과 소비자보호는 당분간 경영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